[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국내 가전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LG전자가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의료용·가정용 로봇 등을 개발해 로봇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이미 로봇 상용화를 시작한 LG전자는 고객 경험 확대를 목표로 클로이 6종 등 서비스 로봇을 여러 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202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0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GEMS Hip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첫 상용화 로봇 제품을 올해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은 지난 2월 'FITSAM'이라는 이름의 로봇 외골격 슈트와 보행 보조용 로봇 등 25개 부문을 아우르는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은 'CES2020' 등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젬스 힙'과 같은 웨어러블 로봇 여러 종을 선보인 바 있지만 이후 상표권 등록 절차는 밟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그간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꾸준히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왔다. 올해 초 진행한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사업 발굴의 첫 행보는 로봇"이라며 "다양한 로봇 영역에서 기술을 축적하고 사업화를 검토해 미래 세대가 삶과 함께하는 것(라이프 컴패니언)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신사업 육성을 위해 2026년까지 5년간 총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분야에 필수적인 팹리스시스템 반도체 투자도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 2020년 말 로봇 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로봇 사업화 TF를 상설 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한 이후 인재 영입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로봇사업팀은 최근 기구·HW개발, 상품기획, 로봇 규격 등 총 19개 직군에 대한 대규모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로봇과 AI 사업은 삼성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하나의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LG전자의 클로이 UV-C봇 이미지. [사진=LG전자] |
LG전자도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로봇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2003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로봇청소기를 출시한 이후 센서와 카메라, 자율주행 등 로봇의 기반이 되는 핵심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이후 2018년 로봇 관련 부서를 '로봇사업센터'로 통합했으며, 지난 2020년 말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로봇 사업 가속화에 나섰다.
LG전자는 최근 비대면 방역 작업에 최적화된 LG클로이 UV-C봇을 새롭게 출시, 운영 중인 클로이 로봇 라인업을 총 6종으로 확대했다. 앞서 LG전자는 서울 강동성심병원과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등에 자율주행형 운반 로봇인 LG 클로이 서브봇을 공급했다. 지난달에는 국내 잔디 환경에 맞춘 한국형 잔디깎이 로봇도 선보였다.
LG전자 로봇 관련 사업부는 "장애물을 감지하는 센서, 더 빠르고 효율적인 패턴 주행, 스마트폰 앱을 통한 원격 제어 등 로봇 기술을 활용한 혁신 가전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제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약 111억달러(한화 13조76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체 로봇 시장의 43.5%에 해당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AI·반도체와 로봇, 양자, 바이오헬스, 탄소중립, 항공우주 등을 '5대 메가테크' 산업으로 꼽고 관련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로봇 시장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의 관련 사업 확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로봇 사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가장 기본적인 기간 산업"이라면서 "현재 제조업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기존 사업방식에서의 대전환을 위해 로봇 사업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업들이 기존 역량을 기반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이 로봇 사업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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