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해체 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6·1 지방선거 참패 이후 수습 과정에서 불거지는 공방이 자칫 계파 갈등으로 비춰질까 우려해서다.
이른바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이병훈 의원은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계파로 오해될 수 있는 의원 친목모임을 해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왔던 의원들은 당시의 인연을 이어가고자 몇 차례 친목을 다진 바 있다. 이 모임을 해체한다"며 "당이 새로 태어나기 위한 노력을 계파 싸움으로 몰아가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고 문제의 핵심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서로 간의 불신을 넘어야 새로 태어날 수 있고 민심을 되찾을 수 있다. 당의 미래를 위해 갈등의 싹을 없애야 한다"며 "이번 결정이 당내 남아있는 분란의 싹을 도려내고 당이 새로 태어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 혁신을 위해 광화문포럼 해체 및 계파정치 종식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원욱 의원. 2022.06.03 kimkim@newspim.com |
같은 날 '정세균계' 모임인 광화문 포럼도 해체를 선언했다. 김영주 의원과 이원욱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혁신을 위해 광화문 포럼을 해체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회의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님의 경륜과 능력을 통해 통합과 평등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었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하고 대선을 위해 뛰었지만 또 다시 패배했다"며 "대선 패배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좌충우돌 전략으로 일관한 지방선거도 참패했다. 광화문 포럼은 그 목적을 이루지 못했고 더 이상 계속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재건은 책임 정치에서 출발하고 민주다의 재건은 당내 모든 계파 정치의 자발적 해체만이 이룰 수 있다"며 "광화문 포럼이 추구한 통합의, 더 평등한 대한민국을 위한 길을 이어가겠다. 민주당 당원으로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민주당의 승리에 족적을 반드시 남기겠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김 의원은 정세균 이사장도 해체 의견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사전에 말씀드리거나 의논한 건 아니지만 지방선거가 끝나고 고생했다고 전화주시면서 '잘했다'고 하셨다"며 "공부에 필요한 모임이지만 국민이나 언론에서 봤을 때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으니 해산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주셨다"고 했다.
이같은 계파 해체 움직임은 지방선거 이후 당내에서 불거진 '이재명 책임론'이 자칫 차기 당권을 두고 친문과 친명이 맞붙는 모양새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선거 이후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해 친문계 맏형으로 불리는 홍영표 의원과 전해철 의원 등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자 친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반발하는 등 계파 갈등으로 이어질 조짐이 보였다.
한편 이날 민주당 내 4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과 박홍근 원내대표가 비대위 총사퇴 이후 당 운영 등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중진들은 오는 8월로 예정됐던 조기 전당대회를 앞당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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