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천안 대흥4구역 조합설립인가무효확인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토지 소유자 등 원고 패소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천안 일대 토지 소유자들이 천안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조합설립인가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환송했다고 7일 밝혔다.
천안의 대흥4구역 등 토지 소유자들은 천안시장이 2009년 인가한 대흥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에 대해 대리인을 통한 조합원들의 의결권 행사는 효력 없다며 무효 확인 소송에 나섰다.
재판 쟁점은 총회 의결시 조합원의 100분의 2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한다고 규정한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24조 5항' 단서의 '직접 출석' 요건 적용 여부였다.
1심 재판부는 2020년 11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구 도시정비법 제17조 제1항 단서인 '토지 등 소유자가 해외에 장기체류하거나 법인인 경우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고 시장·군수가 인정하는 경우에는 토지 등 소유자의 인감도장을 날인한 서면동의서에 해당 인감증명서를 첨부하는 방법으로 (동의)할 수 있다'라는 규정을 인정하면서도, 정비사업조합 설립에 관한 동의를 개인에게도 위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조합설립동의서에 지장을 찍거나 자필서명이 누락돼 있더라도 자필로 작성된 인적사항과 함께 주민등록증 사본을 첨부된 점에 비춰 조합설립동의서가 유효하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2심은 원고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도시정비법 16조 1항의 "토지 등 소유자의 4분의 3이상의 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구 도시정비법 24조 5항의 '직접 출석'은 토지 등 소유자 본인이 총회 현장에 나타나는 것을 의미하고 대리인 출석은 해당하지 않는다"라며 1심 판결을 취소했다.
1심과 2심의 엇갈린 판결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어졌다. 대법은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했다. 직접 출석의 의미를 대리인도 포함했기 때문이다.
대법은 "해당 조항의 '직접 출석' 요구 취지는 일반적으로 서면에 의한 의결권 행사를 출석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둠에 따라 극소수 조합원의 출석만으로 총회가 열릴 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조합원 의사가 명확하게 반영되도록 하려는 데 있다"며 "이러한 입법 취지는 본인이 직접 출석해야만 관철될 수 있는 게 아니고 의결권의 적정한 행사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리인이 출석해 의결권 행사하는 경우에도 구현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토지 등 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동의율 요건에 상당히 근접한 이 사건에서 위 토지 등 소유자를 동의자의 수에서 제외할지 여부는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해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으므로 비록 피고가 이를 오인한 하자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