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오는 20일 3분기 전기요금을 발표한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연료비가 급등한 상황이어서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분기 최대 인상폭인 1㎾h당 3원이 오를 경우 월평균 350㎾h를 사용하는 주택용 4인 가구 한 달 전기요금은 약 1000원 인상될 전망이다.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단 전기요금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물가당국인 기획재정부와 대통령실이 이를 최종 승인할 지 관심이 주목된다.
◆ 20일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 …현실 반영해 전기요금 올려야
7일 산업부와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20일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매 분기 발표된다. 연료비 연동제는 석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 구입에 쓴 비용에 맞춰 전기요금을 올리거나 내리는 제도다. 조정 폭은 직전 분기 대비 킬로와트시(kWh)당 최대 ±3원, 연간 기준 최대 ±5원이다.
연료비 연동제가 제대로 작동되면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은 확실시된다. 산업부의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115.7달러로 연초 대비 50.4% 올랐다.
호주 뉴캐슬 전력용 연료탄 현물 가격은 지난 3일 기준 톤당 411.6달러로 연초 대비 104.2% 폭등했다. LNG 수입 가격은 지난 4월 톤당 694.5달러로 연초와 비교하면 17.7%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80.15% 올랐다.
앞서 한전은 1분기와 2분기 모두 연료비 조정단가를 조정 상한 최대 폭인 ㎾h당 3원 인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물가당국이 물가안정을 이유로 반려했다.
한전은 이번에도 연료비 조정단가 상향을 요구할 예정이다. 연료비 상승분을 제때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한전은 사상 최대 적자를 내는 등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전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조3525억원 감소하면서 7조7869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영업손실 5조8601억원보다도 2조원 가량 손실 규모가 큰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연료비 상승 등으로 인해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했지만 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하면서 사상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며 "최종적으로는 정부에서 결정할 문제지만 이번에도 연료비 조정단가 상향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5%대 물가 인상 부담 요소…정부, 인위적 요금통제 선긋기
최근 5%대로 치솟은 물가가 연료비 조정단가 상향에 부담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3분기 전기요금을 추가로 올릴 경우 물가상승률이 6%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스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도봉구 농협 하나로마트를 방문, 농축산물 판매 매장에서 생활물가 동향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2.06.05 photo@newspim.com |
하지만 공공요금의 인위적 가격통제에 선을 긋는 등 최근 정부가 물가 상승을 대하는 모습에 변화가 생겨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생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가장 나쁘고 열등한 방법"이라며 "원칙적으로 가격 통제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최근 "물가를 강제로 끌어내릴 방법이 없고 만약 그렇게 하면 경제에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며 "정부가 물가를 직접 통제하던 시대도 지났고 그것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게다가 정부가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지난달 30일 발표한 민생대책에 공공요금 동결 등이 빠진 점도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인 상황을 봤을 때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전기요금을 인상한다고 해도 인상요인을 다 메울 수는 없겠지만 그거라도 해야 한전의 적자가 조금이나마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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