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HK이노엔(HK inno.N)이 '원숭이 두창(Monkeypox)' 균주 확보에 착수했다. HK이노엔은 균주를 확보하는 대로 비임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개발에 성공하면 국산 1호 원숭이 두창 백신이 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원숭이 두창 균주를 최대한 빨리 들여오기 위해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 확보 가능한 업체를 공유하는 등 질병관리청과 공조하고 있다.
원숭이 두창 균주를 확보해야 적응증(사용 범위) 확대를 위한 임상 착수가 가능하다. HK이노엔은 원숭이 두창 균주를 활용해 곧바로 비임상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임상 동물실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되면 사람 대상 임상을 거쳐 원숭이 두창에 유효성 등을 입증하는 절차를 거쳐야 된다.
HK이노엔이 상용화한다면 국산 1호 원숭이 두창 백신이 탄생하게 된다. 현재까지 상용화 된 원숭이 두창 백신은 덴마크 바바리안노르딕이 개발한 '진네오스'뿐이다.
앞서 전 세계에서 원숭이 두창 환자가 급증하자 HK이노엔은 자사가 개발한 2세대 사람 두창 백신을 원숭이 두창 백신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달 질병관리청과 첫 미팅을 진행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적응증 추가 임상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 면담에 필요한 사전 필요자료도 마련하고 있다"며 "이미 허가된 진네오스의 허가자료 등을 참고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신속한 개발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HK이노엔 제공] |
HK이노엔은 지난 2009년 2세대 사람 두창 백신을 허가 받아, 이를 정부에 유일하게 납품하고 있다. 198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사람 두창의 박멸을 선언했으나 정부는 생물테러 공격 등 비상 공중보건 상황 등에 대비해 사람 두창 백신 3502만명분을 비축하고 있다.
사람 두창 백신은 원숭이 두창에 대해 약 85%의 예방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아직 국내 유입 사례가 없고 전파력이 높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사람 두창 백신 비축 분을 일반 국민에게 접종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전날부터 원숭이 두창을 제2급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에 들어갔다. 제2급 감염병이 되면 질병이 발생했거나 유행시 24시간 이내에 신고해야 하며 감염자를 격리 조치한다.
아프리카 중서부 일부 지역의 풍토병이었던 원숭이 두창이 최근 이례적으로 아프리카 지역이 아닌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감염 사례가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WHO에 따르면 5일 기준 원숭이 두창에 대해 풍토병이 아닌 지역 27개국에서 780건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원숭이 두창은 원숭이 마마 바이러스에 의한 원숭이 전염병으로 사람도 전염될 수 있다. 얼굴과 몸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며 임상적으로 천연두와 비슷하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