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홍석희 기자 = 최근 선거에서 연패한 더불어민주당에서 집단지도체제론이 급부상했다. 기존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해 다양한 세대·계파가 어우러진 통합형 지도체제로 가야한다는 주장이다. 내주 출범하는 새로운 대책위원회에서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2022.06.02 kimkim@newspim.com |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부 구성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자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렸다.
집단지도체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해 치르지 않고, 한 번에 치른 뒤 최고 득표자가 당대표로 선출되는 식이다. 차득표자들은 득표 순대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다.
단일지도체제에선 당대표 권한이 강한 반면, 집단지도체제는 사실상 공동협의체에 가깝다. 특정 인물 혹은 계파로 권력이 쏠리는 현상을 견제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이해관계에 따라 지도부 의사결정이 더뎌지고 잦은 계파 간 내홍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 주도권이 걸린 문제인 만큼 벌써부터 계파 간 신경전도 감지된다. 친이재명계 김남국 의원은 9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일 땐 집단지도체제의 경우 지도부 내 갈등이 상시적으로 계속돼 '봉숭아학당'이 돼버리는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친문재인계 한 재선 의원은 같은 날 기자와 한 통화에서 "여당이라면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단일지도체제가 필요하겠지만, 야당이라면 집단지도체제로 가도 문제가 없다. 오히려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고 깊이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내주 출범하는 새 비대위에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재선 모임은 이날 오전 비공개 회동에서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을 비대위에 전달하기로 했다. 신임 비대위 관계자 역시 "주류 세력이 바뀌어야 한다는 흐름이 이미 형성 됐다. 집단지도체제론도 그 일환으로 분출한 목소리"라며 집단지도체제 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초선과 3선 이상 중진 그룹에서도 현 지도체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한 초선 의원은 기자와 한 통화에서 "집단지도체제로 당이 시끄러워질 가능성은 크지만, 한편으론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며 "지금은 갈등이든 토론이든 당내 여러 상황에 대해 깊이있는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다. 잡음이 있더라도 다양한 정치집단이 자연스럽게 경쟁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당권 레이스가 재편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집단지도체제 선출 방식에선 최고위원을 노리는 의원들과 당대표 당선을 목표하는 중진급 인사들이 한 데 모여 경쟁하게 된다. 세대교체론까지 점화되면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돼 온 이재명 의원을 비롯해 홍영표 의원·전해철 전 장관 등 입장에선 출마 명분이 줄어들고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 초선 의원은 "차기대권을 노리는 중량감 있는 인사들 입장에선 본인들 체급이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할 테니 속내가 복잡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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