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와 대형 LNG선 100척 계약을 맺은 카타르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지난 2년 전 계약을 체결했을 때보다 선가가 올라 적자 수주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조선업계에선 추가 가격 협상이 가능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에이치라인해운, 팬오션, SK해운으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으로부터 17만4000㎥급 LNG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들은 오는 2025년 1분기까지 선주 측에 인도돼 카타르에너지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
한국조선해양도 유럽 선사로부터 17만4000㎥급 LNG선 2척을 수주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선주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 역시 카타르에너지에서 발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조선 3사는 지난 2020년 카타르에너지와 100척 규모의 슬롯 계약을 체결했다. 슬롯 계약은 배를 건조하기 전 도크를 확보해 놓는 계약을 의미한다. 이에 각 조선사마다 산술적으로 30척 이상의 LNG선 수주가 예상된다.
문제는 당시 계약을 체결할 때보다 LNG선박의 선가가 올랐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와 체결한 LNG선의 가격은 2억1400만 달러(2714억원) 수준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17만4000㎥급 LNG선의 가격은 2억2700만 달러(2879억원)다. 계약 당시보다 1300만 달러(164억원) 선가가 오른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는 향후 LNG선을 수주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다만 조선업계는 카타르에너지에서 향후 추가 수주가 이어진다고 해도 적자가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2년 전 조선 3사와 카타르에너지가 슬롯 계약을 했지만 정식 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가격 협상이 이뤄지고 있어 저가 수주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앞서 슬롯 계약이 있었지만 조선사들은 발주 때마다 카타르에너지 측과 가격 협상을 해야 한다"며 "원자재 인상 등 선가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카타르에너지와 협상한 가격이 적자를 볼 수준은 아니다. 조금 흑자가 발생하지 적자가 나지는 않는 계약"이라고 말했다.
카타르에너지와 협의를 진행 중인 또 다른 조선사 관계자도 "슬롯 계약 당시 정해진 가격에서 추가적인 협의를 해서 가격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 3사가 카타르에너지와 체결한 LNG선의 가격이 2억1400만 달러인데 발주 때마다 가격 협상을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카타르에너지와의 계약이 같은 선박을 연속적으로 건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선박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주처가 여러 곳이면 선박을 건조하더라도 설계를 하고 내용물이 달라질 수 있는데 카타르에너지로부터의 발주는 모두 똑같은 디자인의 선박이라고 보면 된다"며 "첫 건조는 선박 디자인 등의 비용이 들어갈 수 있는데 그 뒤로는 이미 설계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똑같은 배를 만들면 되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분이 빠지게 된다. 적자 수주에 대한 우려는 덜어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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