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최대 사교육 업체인 신둥팡(新東方·01797.HK)의 주가 상승세가 무섭다. 직전 거래일인 10일 39.37% 급등한 데 이어 13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74% 오른 10.840HKD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이틀 반만에 주가가 무려 110%가량 폭등 중이다.
[사진=바이두(百度)] |
중국 당국의 사교육 규제 여파로 생사의 기로에 섰던 신둥팡 주가가 급등한 데에는 그만의 남다른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 농산물 거래 플랫폼으로 전환한 뒤 영어 교사들을 대거 투입, 중국어와 영어 '이중 언어'로 물건을 판매한 것이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다.
중국 증시 전문 매체 정취안르바오(證券日報)는 "6개월 여의 탐색기를 거친 뒤 (신둥팡그룹 회장)위민훙(俞敏洪)이 마침내 신둥팡에 적합한 라이브커머스 방법을 찾았다"고 13일 전했다.
중국 라이브커머스 전문 시장조사업체 후이툰수쥐(灰豚數據) 자료에 따르면 신둥팡의 라이브커머스 채널 '둥팡전쉬안(東方甄選)'의 10일 방송 시청자 수는 최대 10만 800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 기간 125개 상품이 소개된 가운데 판매량은 19만 8000건, 판매액은 1534만 3000위안(약 29억 1947만 원)에 육박했다.
둥팡전쉬안의 11일 방문자 수는 1274만 6000명, 매출액(GMV)은 2100만 4300 위안에 육박하면서 이날 더우인 플랫폼 라이브 커머스 채널 중 6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데이터에 따르면 둥팡전쉬안 팔로워 수는 최근 3일 동안 130만 명 증가하면서 12일 밤 기준 총 29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1일만 해도 100만 명이 채 되지 않았었다. 최근 일주일 동안의 라이브 방송을 통한 상품 판매액은 2975만 위안을 기록했다.
신둥팡은 앞서 지난해 12월 말 1000만 위안 상당의 자본금을 들여 라이브커머스 채널인 둥팡전쉬안을 설립했다. 중국 당국이 사교육 규제 고삐를 바짝 죄면서 영어 등 교육 사업이 타격을 받자 농산품 거래 중심의 라이브 커머스로 눈을 돌린 것이다.
'쇼호스트'로 변신한 위민훙의 첫 방송 반응은 미지근했다. '왕훙(網紅)'으로 변신한 과거의 교육재벌에 대해 동정 어린 시선이 존재하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발빠른 태세 전환에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진=신둥팡(新東方) 라이브커머스 채널 '둥팡전쉬안(東方甄選)' 갈무리] |
신둥팡이 10일 채택한 '영·중 이중언어 라이브 방송'에 대해 누리꾼들은 열광하는 모습이다. "알아 듣지 못해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를 그렇게 많이 배웠는데 (물건을) 사지 않으려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둥팡전쉬안이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다. 이건 시작일 뿐이다. 기존의 영어 교수법과 물건 판매를 결합시켜 나갈 것이다" 등 긍정적인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는 신둥팡이 농산품에서 책, 스마트 디바이스 등으로 판매 물품을 늘려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위민훙은 이달 8일 자신의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신둥팡은 최근 '라이브 커머스 스튜디오' 전담팀을 꾸렸다"며 "이들 팀원은 신둥팡의 우수한 교육상품과 교육 관련 상품 홍보를 전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다수 전문가들은 교육 상품을 판매하는 데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자료에 따르면 둥팡전쉬안은 최근 세 종류의 책을 판매, 각각 327만 위안, 106만 위안, 103만 위안의 판매액을 달성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