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올해 중국 대졸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중국 정부가 대학생의 농촌 취업을 장려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6일 중국 민정부, 교육부, 재정부, 인사부 등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대학 졸업생의 농촌 취업을 적극 추진하는 내용이 담긴 통지문을 발표했다.
당국은 '가장 아름다운 도농 공동체 일꾼, 가장 아름다운 대학 졸업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농촌 지역 대학생 창업자에게 세금 혜택과 창업 보조금, 창업 담보대출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5월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신시대 (시진핑) 총서기가 청년에게 기대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대학생들에게 조국이 가장 필요한 곳으로 가라고 강조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졸자의 농촌 취업 유도가 마오쩌둥(毛澤東) 시절 상산하향(上山下鄕) 운동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일었다. 상산하향 운동이란 지식청년들을 농촌으로 보내 육체노동을 하게 했던 사상개조 운동이다.
전 베이징 서우두(首都)사범대 리위안화(李元華) 부교수는 "농촌 등 저개발 지역의 문제는 일손 부족이 아니라 열악한 환경, 부정부패 등에 있다"며 "대학생 몇몇이 내려간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전했다.
후난성 중학교 교사인 메이(梅) 모 씨는 "마오쩌둥을 모방하려는 당국의 의도"라며 "취업난의 원인을 학생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네티즌들도 "대학생에게 1000~2000위안(약 19~38만원)만 받고 일하란 소린가" "관료 자녀들부터 먼저 지원해라"는 등의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 정부의 농촌 취업 장려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7월에도 대학 졸업생에게 "도시에 모여 제한된 직업 기회를 얻기 위해 분투하기보다 농촌 지역으로 이주하라"고 권장했다. 작년 2월에는 관련 부처에 "농촌 현대화를 위해 당의 농촌 인재 사업을 전면적으로 정비하고 도시 인재의 농촌 이주를 유도하라"고 강조했다.
산둥성 린이시 핑이현 들판에서 농민들이 밀을 말리고 있는 모습. [사진=신화사 뉴스핌] |
대졸자 증가에 제로 코로나 여파까지 덮치면서 중국 취업 시장은 그야말로 악화일로의 상태에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중국 도시 실업률은 6.1%로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2월(6.2%)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청년층(16~24세) 도시 실업률은 18.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학 졸업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교육부는 2022년 중국의 대학 졸업생이 지난해보다 167만명 늘어난 1076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미취업자까지 포함하면 올해 대졸 구직자는 1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올해 1100만개 이상의 도시 일자리 창출과 도시 실업률을 5.5% 이하를 목표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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