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지난 6월 8~10일 개최됐다.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은 "국가 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열기 위한 방침을 책정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 12일자에 따르면 "이번 전원회의 확대회의는 사회주의 건설과 국가운영의 안전을 확고히 담보하고 인민들에게 믿음직한 환경을 마련해주는 데서 중요한 계기로 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전원회의의 주요 안건은 국방력 강화와 혁명 사상교육, 인민 경제계획 완수, 방역체계 갱신, 당·군 전열 정비이다. 특히 이번 제8기 5차 전원회의에서는 남측을 겨냥해 2020년 6월 이후 2년 만에 등장한 '대남 대적 투쟁'을 강조한 점이 주목된다. 북한의 이번 전원회의 개최의 정치적 함의를 5가지로 정리하고자 한다.
이상수 국방대 안보문제硏 동북아센터 책임연구원 |
◆북한 "국방력·혁명사상·인민경제·당군정비" 강조
첫째, 국방력 강화를 위한 계획을 앞당겨 달성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회의에서 "자위권은 곧 국권 수호문제"라며 "우리의 국권을 수호하는 데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우리 당의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재천명했다. 이는 지난해 1월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더 앞당길 수 있다는 발언으로 보인다.
둘째, 혁명 사상교육 강화다. 코로나19 창궐과 국제적 경제제재 속 어려운 상황에서 해이해진 사상을 강화함으로써 김씨 일가의 유일 통치체제를 유지하고자 한다. 김 위원장은 당 비서국 회의를 열어 당내 규율준수 기풍을 세우고 간부들의 '비혁명적 행위'에 강도 높게 투쟁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조선중앙통신은 회의에서 "비서국이 중요하게 당 안에 강한 규율준수 기풍을 세우고 일부 당일군(간부)들 속에서 나타나는 제도와 관료주의를 비롯한 불건전하고 비혁명적인 행위들을 표적으로 더욱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할 데 대해 토의했다"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당 조직 안에 높은 정치성과 투쟁 기풍, 혁명적인 작풍과 공산주의적 도덕 품행을 장려하고 배양시키는 사업을 선행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셋째, 인민 경제계획 완수다. 당 대회가 내세운 새로운(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금속·화학·전력·석탄공업을 비롯한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올해 인민 경제계획을 무조건 완수하도록 경제조직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넷째, 방역체계 갱신이다. 북한 내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정책을 정비해 뚜렷한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6월 13일 "노동당 중앙위 비서국이 주요 당 사업 문제 토의를 위해 12일 당중앙위 본부청사에서 회의를 소집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사회하셨다"고 보도했다. [사진 = 노동신문] |
◆대북 강경 일변 되지 않도록 '대미외교 상대적 자율성 회복'
다섯째, 당·군 전열 정비다. 북한은 최근 강화되는 한미동맹과 군사훈련에 '대적 투쟁'을 강조하면서 강대강 대응을 위해 당‧군의 고위급 인사교체를 통해 대남‧대미 전열을 정비하고자 한다. 미국통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외무상으로 승진했고 리선권 외무상은 대남 사업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군부 핵심 3인방 중 2명을 교체함으로써 당 통제와 군 기강 강화를 위한 인사를 단행했다. 대미 강경파인 최 외무상을 등용한 것은 미국의 셈법이 바뀌지 않는다면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대미 강경정책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반도에서는 북한의 7차 핵실험 둘러싼 대응 수위를 놓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남북 간에 군사적 안보만 강조돼 군비경쟁 쪽으로 경도되고 있고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평화전략은 부재한 상황이다.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의 제도화를 위해서는 강대강 군사적 무력대치에 의해 가능한 전쟁 부재의 소극적 평화(negative peace)에서 남북간 교류와 협력이 유지되는 적극적 평화(positive peace)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남북관계에 있어서 미국의 대북 강경 일변도의 정책에 경도되지 않고 장기적 한반도 평화와 한국의 국익을 위해 대미 외교부문에 있어서 상대적 자율성을 회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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