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즉석밥이 식품 시장의 '메가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며 즉석조리식품에 해산물을 첨가하는 등 식품업체들의 '푸드테크(Food-Tech)'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푸드테크는 생명공학과 바이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등 각종 혁신 기술과 융합한 식품산업을 뜻한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즉석밥은 제조 기술 발달로 전자레인지에 3분가량 돌리는 등 간편한 방법으로 밥솥에서 갓 지은 밥맛을 구현하면서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CJ제일제당에 햇반솥반은 출시 6개월 만에 매출액 약 90억원을 돌파했다. 식품업계에선 통상 출시 1년 안에 월 매출 10억 원을 기록하면 '메가 히트작'으로 본다.
편의점에 진열된 즉석밥 [사진=뉴스핌 DB] |
햇반솥반은 CJ제일제당이 2021년 7월 출시한 햇반 브랜드다. CJ제일제당이 특허 6건을 출원한 '신(新) 무균화 공정기술'이 적용됐다. 입자가 큰 식자재를 효과적으로 살균할 수 있는 '진공가압 살균기술'과 다양한 밥물을 살균할 수 있는 '액상 살균시스템'을 핵심 기반 기술로 최근 '영양밥' 3종인 ▲전복내장 영양밥 ▲소고기우엉 영양밥 ▲흑미밤찰밥 등을 출시했다.
기존의 햇반솥반이 곡물이나 버섯, 채소와 견과류 정도를 담았다면 신제품엔 육류·해산물까지 활용했다. 육류와 해산물은 미생물 번식 등 위생 제어가 어려워 즉석밥 재료로 활용하기 어려운 식재료였다. 큰 재료는 '진공 가압 기술'을 통해 겉모양이나 조직이 망가지지 않도록 살균했다. '꿀 약밥'처럼 진한 밥물을 넣어야 할 경우엔 밥물 자체도 '액상 살균 시스템' 공정을 통해 무균 상태로 만드는 기술을 썼다.
햇반 포장 기술에도 공을 들였다. CJ제일제당은 무균화 포장 기술을 햇반 포장에 도입했다. 무균화 포장이란 반도체 공정 수준의 청결도를 유지하는 클린룸에서 살균한 포장재를 이용해 밥을 포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클린룸에서 고온고압의 스팀살균으로 미생물을 차단하고 다층구조의 용기와 필름으로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한다. 9개월간의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
오뚜기도 기존에 활용하지 못했던 재료를 사용해 신제품을 내놨다. 곤약쌀에 귀리·현미·보리를 섞어 칼로리를 낮춘 '곤라이스' 3종이 대표적이다. 칼로리는 낮지만 아무런 맛이 없어 상품화가 어렵던 곤약에 연구를 통해 잡곡밥의 맛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
즉석밥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한 CJ제일제당과 30%인 오뚜기에 이어 닭고기 생산과 가공 등을 주력으로 하는 하림도 '프리미엄 즉석밥'을 출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림은 고기 냉동 기술을 밥에도 적용해 즉석밥 특유의 냄새는 없애고, 미온수를 활용해 갓 지은 밥맛을 내는 데 성공하면서 타사보다 20%가량 비싼 2000원대 프리미엄 즉석밥인 '더미식밥'을 내놨다. 하림은 이 제품을 출시하면서 100% 국내산 쌀과 물로만 만들었고 식품 보존 효과를 높이기 위해 넣는 식품 첨가물인 산도 조절제나 보존료를 넣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022.06.16 aaa22@newspim.com |
쌀 소비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즉석밥 시장은 성장세다. 즉석밥 시장 규모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5000억원대로 커졌다.
즉석밥은 코로나19로 수요가 급등한 1세대 가정간편식(HMR)으로 즉석조리식품 시장에 매출 효자 품목이다. 해마다 줄어드는 국내 쌀 소비량을 진작하는 데도 즉석밥이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30년 전 보다 절반이상 줄어드는 등 감소하고 있지만, 도시락과 식사용 조리식품 제조등에 쓰이는 가공용 쌀 소비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국민 1인당 쌀소비량은 2015년 71.7kg에서 2021년 56.9kg으로 20.6%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전체 가공용 쌀 소비량은 2015년 57만5460톤에서 2021년 68만157톤으로 18.1% 늘었다. 국가통계포털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등 즉석밥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넘길 것"이라며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도 다양한 자체 상품(PB)을 내놓는 등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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