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지난 9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과학탐구영역 지구과학Ⅱ 과목 14번 문항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수능 과학탐구 생명과학Ⅱ 과목에서 문항 오류가 발생하면서 교육당국이 수능 출제 및 검토 등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정부의 개선안 발표 4개월 만에 치러진 시험에도 뚜렷한 개선점이 보이지 않아 올해 수능도 불안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월 모의평가 과학탐구영역 지구과학Ⅱ 과목 14번 문항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022.06.21 wideopen@newspim.com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1일 수능 6월 모의평가 정답을 확정·발표했다. 평가원은 지난 9일 모의평가 정답 가안을 발표한 이후 지난 12일까지 이의신청 기간을 운영했으며, 이의신청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반영해 정답을 확정했다.
이의신청 기간에 평가원 홈페이지에 접수된 이의신청은 모두 6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문제 및 정답과 관련 없는 의견 개진, 취소, 중복 등을 제외한 실제 심사 대상은 31개 문항 49건으로 파악됐다. 31개 문항 중 30개 문항에 대해서는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음' 판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지구과학Ⅱ 14번 문항에서는 오류가 발생했다. 바다의 깊이에 따라 해파(파도)가 심해파에서 천해파로 천이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영향을 묻는 문항이었다.
심해파에서 천해파로 천이되는 과정에서 파장이 짧아지지만, 해당 문항에서 제시한 조건으로는 정답을 고를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진위를 파악할 수 없는 선택지가 제시되지 않아 모두 정답처리하기로 했다.
이번 문항 오류는 출제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 3명(교수 1명, 교사 2명)이 이의신청 접수 내용을 모니터링하는 이의심사준비위원회의 모니터링 과정에서 확인됐다.
이의신청 모니터링 위원 3인 모두 이의신청 내용에 대해 검토가 필요한 중대 사안으로 분류했고, 한국연안방재학회, 한국지구과학회, 대한지구과학교육학회 등 전문 학회 3곳과 외부 전문가 교수 3명, 교사 2명에게 자문을 요청했다. 전문 학회 3곳 모두 h1은 h2의 10배보다 크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심해파와 천해파는 '특정 지점에서의 수심과 파장의 비율'로 구분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하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총 10명으로 구성된 이의심사위원회가 이의심사실무위원회의 결론을 심의해 '정답 없음'으로 최종 확정했다.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제공=교육부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022.03.22 wideopen@newspim.com |
이번 6월 모의평가 문항 오류는 출제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빈칸 성적표' 사태를 겪은 교육당국이 지난 2월 출제 검토와 이의심사 절차를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제도 개선책을 내놨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출제 과정에는 고난도 문항 검토단을 만들어 3단계의 검토 과정을 거치는 것이 주된 제도 개선안이었다. 출제된 문항에서의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올해 수능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지난해 수능 문항 오류 파장이 확산되자 강태중 평가원장이 사퇴하고, 당시 채점위원장이었던 이규민 연세대 교수가 후임 위원장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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