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최근 이일용·이원섭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홈앤쇼핑이 경영을 정상화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소액주주들이 실적 반등을 위한 대책 마련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서며 성장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신임 대표가 어려운 시장 환경을 극복하고 실적 반등에 나설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왼쪽부터) 이일용 홈앤쇼핑 영업부문 대표이사, 이원섭 홈앤쇼핑 경영부문 대표이사 [사진=홈앤쇼핑] |
◆ 어깨 무거운 이일용·이원섭 각자대표...영업익 급감
4일 업계에 따르면 홈앤쇼핑은 지난달 전문성 강화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이일용·이원섭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일용 신임 대표는 영업부문장으로서 모바일 수익성 개선, 라이브커머스 등 뉴커머스 육성이라는 성과를 창출해 영업 부문 각자대표로, 이원섭 신임 대표는 지난 2년간 경영지원 부문장으로서 안정적인 경영관리 시스템 마련, 비용 구조 개선, 윤리경영 정착 등 성과를 인정받아 경영 부문 각자 대표로 내부 승진을 통해 선임됐다.
이번 각자대표 체제 전환이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홈앤쇼핑의 실적은 줄어들고 있다.
홈앤쇼핑의 지난해 매출액은 425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전년도(404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쳤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2017년도까지 취급액 대비 2.0~2.3%대 이상을 유지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취급액(2조6180억원) 대비 0.7%대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 홈앤쇼핑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율은 2.9%로 전년대비 7.5%보다 하락했다. 같은 기간 타 홈쇼핑사들의 경우 매출액 대비 약 12~13%대를 기록했다.
홈앤쇼핑 측은 "홈쇼핑 업황 전체적으로 상황이 좋지않다"며 "최근 모바일 전환 등 신성장 동력 찾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 소액주주 측 "과도한 송출수수료·중기중앙회 간섭" 문제
홈앤쇼핑의 소액주주 측은 성명서를 통해 "홈앤쇼핑이 추락하고 있어 경영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며 과도한 송출수수료를 원인으로 분석했다.
소액주주 측은 "홈앤쇼핑은 2018년부터 송출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S급에서 B급 채널로 낮춰 이용하고 있는데도 타 홈쇼핑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송출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며 "지난해 TV홈쇼핑사 전체 송출수수료 지급액은 평균 7.7% 증가했지만 홈앤쇼핑 패널은 S급이 아닌 B급인데도 12%나 증액됐다"고 주장했다.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홈쇼핑 7개사가 지난해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총 1조8048억원으로 전년보다 7.7% 증가했으며, 지난 10년간 무려 3배 넘게 증가했다.
소액주주 측은 "TV홈쇼핑 업체들의 송출수수료 지급액이 매출액 대비 평균 53%로 높아졌다"며 "하지만 홈앤쇼핑은 78%로 매년 약 20%이상씩 높게 지급하고 있다"고 했다.
또 대주주인 중기중앙회의 경영 간섭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중기중앙회는 홈앤쇼핑의 지분 32.8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외 외 농협경제지주 20%, 중소기업유통센터 15%, 기업은행 10% 등이 주주로 되어있다.
이번 이원섭 신임 대표 중기중앙회 공제사업단 단장, 중기중앙회 회원지원본부장 등을 맡아온 중기중앙회 출신 인사다. 중기중앙회가 홈앤쇼핑의 최대주주인 만큼, 이 신임 대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앞서 홈앤쇼핑이 중기중앙회와 관련 논란을 겪은 사례도 있다. 강남훈 홈앤쇼핑 전 대표가 중기중앙회 임원으로부터 채용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퇴임했고 최종삼 홈앤쇼핑 전 대표도 사회공헌 기부금 일부를 중기중앙회장 선거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전반적으로 송출 수수료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홈앤쇼핑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각자대표 체제 전환으로 경영정상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라고 말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