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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선별적' 금융 지원 확대...지준율·금리 인하 가능성 여전

기사등록 : 2022-07-0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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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한 유동성 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에도 전면적 유동성 공급이 아닌 필요한 곳만 지원하는 선별적 방식에 중점을 둘 것을 시사했다.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의 지난달 30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는 "정책성·개발성 금융 도구를 통해 중대 프로젝트에 대한 융자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정책성, 개발성 금융 도구를 활용하고 금융채 등을 발행함으로써 3000억 위안(약 58조 원)을 조달할 것이다. 조달한 자금은 중대형 프로젝트 자본금이나 특수목적채권의 자금원으로 쓸 것"이라고 결정했다.

정책성, 개발성 금융도구란 중앙은행이 정책성 금융기관에 지급하는 맞춤형 지원 자금이다. 국가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 중국농업발전은행 3개 정책성 금융기관을 통해 관련 주체들에게 자금을 지급함으로써 중대 인프라 건설, 향촌(농촌)진흥 등 개발성 프로젝트에 활용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사진=바이두(百度)]

중국 정부는 최근 선별적 금융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대수만관(大水漫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대수만관이란 농경지에 물을 대량으로 쏟아붓는 것을 의미한다. '대수만관' 하지 않겠다는 것은 대규모의 유동성을 일괄적으로 공급하지는 않을 것이란 뜻으로 해석된다.

국무원 상무회의에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역시 선별적 금융 지원을 언급했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29일 열린 2분기 연례회의에서 "일자리 안정과 물가 안정을 위해 온건한 통화정책 시행 강도를 배가하고 통화정책 도구의 총량 조절 및 구조적 조절 이중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1일에는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가 "고용과 물가는 경제가 합리적 구간에 있는지를 보는 중요한 지표"라면서 "우리는 줄곧 온건한 통화 정책을 운용하면서도 돈을 과도하게 풀지는 않았다. 앞으로 더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고 새로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 (운용)공간을 남겨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지난달 15일 열린 상무회의에서도 "화폐를 지나치게 찍어내지 않고 미래를 당겨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이 선별적 금융 도구 운용을 강조하는 것은 물가 안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미국과 유럽 등이 치솟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역시 물가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연례회의는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지정학적 충돌(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외부 환경이 더욱 복잡하고 엄준하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위원회 회의에서 글로벌 경제 성장세 둔화와 인플레가 고공행진 중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장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물가 안정과 고용 안정이 인민은행의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했다.

[상하이 신화사=뉴스핌]주옥함 기자=중국 상하이 쉬후이구 대형마트에서 한 주민이 16일(현지시간) 생활필수품을 구매하고 있다. 2022.05.17.wodemaya@newspim.com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나타났다. 미국이 같은 달 40년래 최대 물가상승률(8.6%)을 기록한 반면 중국의 물가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여파로 국제 식량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여전한 만큼 지금의 물가 안정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남부에서는 폭우가, 북부에서는 가뭄이 계속되면서 식량 생산 및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물가 안정 부담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중신(中信)증권 밍밍(明明)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월 이후 구조적(선별적) 통화정책 수단이 계속해서 등장한 반면 총량 조절정책은 나오지 않았다"며 "전염병 충격이 완전히 가시지 않고 총량 조절 통화정책을 사용하기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인민은행이 앞으로도 맞춤형의 선별적 통화정책 수단을 통해 전염병 피해가 큰 시장 주체들을 중점 지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다(光大)은행 저우마오화(周茂華) 거시 연구원은 "통화를 초과발행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책 기조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중국 경제가 회복을 위한 중요한 단계에 있는 만큼 재정 정책과 통화정책이 계속해서 합리적인 완화 틀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우 연구원은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의 1·2분기 회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공통점이 있다"며 "통화정책의 중심이 일자리와 물가 안정에 놓여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용 안정과 민생 보장, 내수 촉진을 통해 경제 회복을 촉진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나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점쳐지고 있다. 외부 환경이 총량 조절식 통화정책 운용 공간을 제한하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 내부 상황을 고려했을 때 보다 더 적극적인 경기 부양 효과를 내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성(民生)은행 원빈(溫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에도 중국은 중국 국내 상황을 중심으로 대내외 상황을 함께 고려하는 통화정책 기조를 고수할 것"이라며 "총량 조절 정책을 통해서는 수요 부진 문제를 중점 해결하고 선별적 정책으로는 중점 업종 및 취약 계층을 중점 지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준율이나 금리 인하가 '안정적 성장'에 적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8, 9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만기 물량이 집중돼 있는 가운데 은행들의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에 나서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MLF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LPR 인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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