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의 인도 시장을 집중 공략 전략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 6월 인도에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하며 전체 2위를 기록한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현대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인도 시장에 집중했다. 러시아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인도와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
인도 집중 전략은 주효했다. 지난 5월까지 인도 내 자동차 판매량에서 21만8900대를 기록하며 일본 스즈키와 인도 마루티의 합작사인 마루티스즈키(64만3000대)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6월에도 4만9000대를 판매하며 타타모터스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 맞춤 전략을 내놓고 있다. 전략 차종 크레타는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고 현지에서만 생산돼 러시아, 브라질에서도 판매하는 전략 차종이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소형 SUV 베뉴의 누적 판매량 30만대를 돌파했다. 소형 SUV는 인도에서 가장 인기있는 세그먼트(차급) 중 하나다. 베뉴는 현대차의 차종 중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인도에서 25만대의 SUV를 판매했는데 이중 42%인 10만대가 베뉴였다.
이에 현대차는 최근 베뉴의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신형 베뉴는 3만대 이상 예약되면서 이전 모델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기아도 소형 SUV 쏘넷을 앞세워 선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9월 인도에서 출시한 쏘넷이 지난달 누적 판매 15만대를 돌파한 것이다. 기아는 쏘넷을 앞세워 지난해 톱5에 진입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인도에 전기차도 연이어 출시한다. 현대차는 연말까지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할 예정이며 이후에는 인도 맞춤의 소형 전기차도 출시한다.
현대차의 선전은 경쟁 완성차업체에도 위기감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토요타자동차는 지난 5월 인도 전기차 시장에 480억 루피(7948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인도의 전기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일본 기업들은 인도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일본 스즈키와 인도 마루히 간 합작사인 스즈키마루히가 여전히 인도 시장 전체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한 때 월간 점유율 1위를 현대차에 내주는 등 현대차그룹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토요타는 전기차 시장 투자와 함께 스즈키와 하이브리드 SUV를 생산할 계획이다. 토요타의 지난 2021년 회계연도 기준(2021년 4월~2022년 3월) 인도 시장 내 점유율은 4% 수준으로 2위인 현대차(16%), 4위인 기아(5.8%)와는 차이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시장 공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이오닉5를 필두로 현지의 전기차 수요 등 반응을 살핀 뒤 현지 수요가 높은 소형 전기차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앞서 오는 2028년까지 인도에 6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아 역시 첫 전용 전기차 EV6 출시를 위해 사전계약을 진행 중이다.
타룬 가그 현대차 인도법인 세일즈·마케팅 서비스 부문 이사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완화되면서 판매량이 긍정적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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