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경유차 소유자에게만 환경개선부담금을 내도록 한 현행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5일 경유차 소유자인 A씨가 환경개선비용 부담법 9조 1항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청구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19년 경유를 사용하는 소형화물차를 소유하고 있던 A씨는 시로부터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받았다. 그러자 A씨는 경유차주에게만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환경개선비용 부담법 9조 1항에 따르면 환경부장관은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 소유자에게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 2022.06.16 kimkim@newspim.com |
헌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경유차가 유발하는 대기오염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을 경유차 소유자에게 부과함으로써 경유차 소유 및 운행 자제를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국가의 지속적인 발전의 기반이 되는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이바지 위한 것"이라며 "헌법 제35조 제1항에 따라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개별 경유차의 차량관리 상태를 정확히 측정하고 주행거리를 일일이 확인하여 그에 비례하는 부과금을 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배출가스가 현저히 적게 배출되는 자동차에 부담금을 면제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경유차 소유자가 져야 할 부담이 지나치다고 보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헌재는 "환경개선부담금은 사실상 경유차의 소유·운행을 직접 규제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액수라고 보기 어려운 반면 국가의 지속적인 발전의 기반이 되는 쾌적한 환경조성이라는 공익은 작지 않다"며 "해당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경유차가 초래하는 환경 피해가 휘발유차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이 사건 법률조항은 평등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도 판단했다.
이번 헌재의 결정은 지난 1991년 12월 31일 제정된 환경개선비용 부담법을 근거로 도입된 환경개선부담금 제도에 대한 최초의 합헌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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