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코로나19 재확산 조짐과 함께 중국 일부 지역의 부분 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지난해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예고도 없이 진행된 갑작스런 봉쇄에 막대한 피해를 경험했지만, 최근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재봉쇄에 대한 정보 역시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中 시안 코로나 일부 재봉쇄...."기업피해 우려"
중국에서 코로나19로 봉쇄된 아파트 모습. [사진=최헌규 특파원] |
지난 6일 중국 시안은 일주일 간 시 전역에서 임시 통제 조치를 시행했다. 부분적 봉쇄 조치로 시내 주점과 노래방, 레저 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이 일주일 간 문을 닫고 있다.
시안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데, 시안 공장에서 만드는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40%를 넘어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부 다중이용시설만 봉쇄됐을 뿐 공장 가동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봉쇄와 관련해 지금은 특별히 하는 것은 없고, 과거 격리 경험에 따라 대처 방안을 마련해 뒀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2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시안 지역이 봉쇄되자, 이 지역의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은 29일부터 탄력적 운영이 실시됐고 탄력 운영은 28일 동안 이어졌다. 문제는 갑작스런 봉쇄로 기업들이 봉쇄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점이다.
베트남 당국은 작년 7월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에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으로 공장 운영 중단 명령을 내리는 한편, 생산설비 정상적 가동을 위해 공장 내에 직원들이 숙식을 해결 할 수 있도록 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숙식 시설을 마련해 공장을 정상 가동했던 기업들은 인근 학교 등 숙박 공간과 급식 시설을 확보하는 데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숙박 제공 장기화에 따른 비용 부담은 오롯이 회사의 몫으로 돌아갔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과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선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상당히 과격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기업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고, 이미 일부 기업들은 실적에도 그 피해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中 '깜짝봉쇄' 우려에 텐트부터 깐 하이닉스
베이징의 한 선별 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장쑤성 우시시에 공장을 둔 SK하이닉스가 우시가 봉쇄도 되기 전에 공장에 텐트부터 깐 이유도 갑작스런 봉쇄 가능성에 대비한 최선책이었다.
지난 5일 SK하이닉스는 중국 장쑤성 일대 지역사회에 코로나19 감염사례가 발생하자, 공장 내에 직원들이 임시로 잘 수 있는 텐트를 설치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공장에는 타도시에서 출퇴근 하는 직원들이 많은데, 직원들이야 직원 숙소나 주변 숙소를 활용할 수 있지만, 협력사의 일부 직원들이나 현장직의 경우 갑자기 봉쇄되면 오갈 곳이 없어져 그 상황에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중국 정부에 가장 바라는 지원책 역시 방역 정책의 투명성이다. 한국무역협회 상화이지부가 최근 중국에 진출해 있는 177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방역정책에 따른 피해 및 향후 대응방안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국 정부에 바라는 지원책 중 '방역정책 투명성'이 20.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무역협회 측은 "향후 한·중 간의 민간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우리 정부 및 유관기관은 우리 기업의 중국 방역 정책 피해 상황을 중국 정부에 알리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방역 정책 시행과 우리 기업의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준모 교수는 "물론 해외에서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 우리나라 정부가 직접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지만, 코로나에 심각하게 대응하는 나라들과 정부가 통상적으로 협의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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