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현대로템이 1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적발한 '철도차량 제조입찰 담합' 사실을 인정했다.
현대로템은 이날 오전 배포한 입장문에서 "공정위의 서울 2호선·김포도시철도 등 철도차량 담합 적발' 발표와 관련 공동행위를 인정하며, 향후 불공정행위에 대한 재발방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
공정위는 전날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등 철도운영기관이 발주한 철도차량 제조입찰에서 현대로템과 우진산전, 다원시스 3개 업체가 담합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현대로템을 비롯한 3개사가 입찰 과정에서 낙찰예정자를 미리 정하고 수주 물량을 배분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판단이다.
이에 현대로템은 "어떤 시장환경 속에서도 부당한 공동행위는 있어선 안 될 일이며, 이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다만 부당 이득을 위한 담합은 아니었다고 사측은 해명했다.
현대로템은 "철도차량제조업체 3개사가 최저가입찰제도에 따른 과도한 저가 수주를 피하고, 비정상적으로 낮은 정부의 철도차량 예산으로 기업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가격을 확보하고자 각 기업들과 공감대를 형성했을 뿐"이라며 "부당 이득을 위한 공동행위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또 "담합 기간 중 철도부문 영업손실률이 5%로 자체적인 비용절감과 생산효율성 확보 등 자구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3개사의 공동행위를 현대로템이 주도했다는 공정위 판단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2019년 우진산전과 다원시스 간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로템이 3개사의 공동행위를 주도했다는 공정위 판단은 사실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대로템은 "당시 창구 역할만 했을 뿐 (공동행위에 대한) 최종합의는 우진산전과 다원시스가 별도로 만나 실행됐다"며 "현대로템 주도 하에 이뤄졌다는 공정위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과도한 가격 경쟁 속에서 현대로템이 담합을 주도할 만큼 우월적인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는 해명도 덧붙였다.
현대로템은 "2018년 3사 경쟁체제 돌입 이후 현대로템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10%에 불과할 정도로 입찰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당시 국내철도차량 수주현황을 보더라도 총 5건의 입찰 가운데 다원시스가 3건, 우진산전 1건, 현대로템이 1건을 따냈다"고 해명했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이들 3개사에 500억원대 과장금을 부과했다. 현대로템은 323억600만원, 우진산전과 다원시스는 각각 147억9400만원, 93억7800만원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공정위는 다만 검찰 고발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담합 성격과 기업의 협조 노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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