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최단기간 내 '반드시 실현할 정책'을 '납품단가 연동제'로 정했다. '균형 발전'이 정책 방향인데, 정부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해 일방적으로 한쪽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동반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 같은 방향의 근간에는 그의 실용주의가 관통한다. 산업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민생 문제를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성 정책위의장은 지난 13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납품단가 연동제는 어느 한쪽을 위한 게 아니다. 굉장히 균형 있는 법"이라며 "물가가 올라가면 올라가는 대로 올려서 주면 되는 거고 또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 내려가는 대로 협력업체에게 내려달라고 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납품단가 연동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때부터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좌우 어떤 정부도 못한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각을 잡았다"고 했다.
[사진=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 제공] |
납품단가 연동제는 원사업자와 하청업체의 거래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이 변동할 경우 이를 납품단가에 자동으로 반영하는 제도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므로 협력업체의 납품 단가가 적정하게 조정될 수 있도록 상생 협력 여건을 조성해 달라"고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납품단가 연동제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피력했다. 현재까지 기득권의 저항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그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두고 '어마어마한 변화'라고 했다.
그는 "일부 대기업에서는 이미 납품단가 연동제를 하고 있다. 이것은 시장의 기능을 아주 원활하게 하면서 균형이 잡히게 된다"며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게 아니고 경제에 균형을 잡는 것이다.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 정책위의장은 주거복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약자와 서민층을 돌봐야 한다는 정치철학에서다. 특히 공공임대주택를 공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후 관리까지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임대주택의 인기는 뜨겁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최근 만 19~39세 청년과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서울 지역 청년매입임대주택 263가구를 모집한 결과 총 2만6910명이 신청했다.
공공임대주택 대부분 주변 시세 대비 비교적 저렴한 임차료만 지급하고 거주할 수 있다. 보증금과 월 임차료를 탄력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장점도 갖고 있다. 목돈이 부족한 사람들은 월세를 더 부담할 수 있고, 월세를 내기 싫은 사람들은 보증금을 늘릴 수도 있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7.11 kilroy023@newspim.com |
"이전 정부에서 공공임대주택을 짓기만 했지 관리가 잘 안 된다는 거예요. 싱크대나 벽지 같은 시설물을 10년 넘게 쓰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것들을 정부에서 관리해 깨끗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주거복지는 국가의 의무이기도 하다. 헌법 35조 3항에는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국민의 쾌적한 주거생활을 보장하는 게 국가의 의무라는 뜻이다.
성 정책위의장은 이런 의무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임대주택을 아예 빠르게 재건축해서 임대가 아닌 내 집이라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내부에 그린 생활시설과 수영장이나 골프장, 헬스장, 독서실 등 복지시설을 만들고 커뮤니티를 형성해 일반 아파트와 같이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임대주택을 잠시 머물다 이사하는 공간이 아닌 '내집'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임대주택 거주자에 대해 정부가 의료 서비스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마을 주치의 같은 것처럼 주민들이 임대주택에 머무실 때 스트레스 지수를 체크하는 등 정신적으로도 돌봐드릴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약자를 위한 정당이고, 약자를 돌보는 게 정치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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