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중동을 순방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양국 우호 증진과 유가 안정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로 제다 공항에 도착했다. 차량으로 인근의 사우디 왕궁으로 이동한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영접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만난 두 사람은 주먹 인사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빈살만 왕세자를 비판하고 거리를 둬왔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도 함께 경색됐다.
주먹인사 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사우디 및 빈살만 왕세자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증진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미국으로선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사 이익을 누리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선 주요 산유국 사우디의 협력이 절실해졌다.
또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며 중동의 맹주로 다시 부상하고 있는 이란에 대한 견제 필요성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은 물론, 사우디도 적극 공감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에는 이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의 주먹인사가 기존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고 중동과 국제무대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하려는 상징적인 시그널이라고 평가했다.
빈살만 왕세자의 영접은 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살만 빈 압둘아지스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을 만난 뒤 양측 정부 관계자가 배석한 가운데 확대 정상회의를 가졌다. 미-사우디 확대 정상회의에서도 빈살만 왕세자가 참석, 사실상 정부 수반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사우디 방문과 빈살만 왕세자와의 관계 정상화를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 사우디의 인권 침해 문제도 우려의 뜻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우디와의 우호 증진이라는 대세에 묻혀 크게 주목 받지 못할 전망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