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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사람 대신 로봇이 물건 찾는다…익일배송 구현하는 CJ 풀필먼트센터

기사등록 : 2022-07-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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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돌아다니던 작업 로봇이 수행…효율 55%↑
무게 측정으로 오류 확인…친환경 포장작업도 자동화
재고 쌓기 작업 추가…자동화층 규격 제한도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우리나라에 CJ대한통운만큼 풀필먼트센터 자동화를 구현한 곳은 없습니다."

지난 13일 CJ대한통운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 만난 허신열 CJ대한통운 커뮤니케이션실 상무는 작년 12월 문을 연 풀필먼트가 국내 최고 수준의 물류센터라고 강조했다. 허 상무는 "피킹(선반 등에서 물건을 꺼내는 작업) 설비 등 고정형을 이동형으으로 대체해 유연한 자동화를 구축하고 물량증가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 작업자가 배송 AGV가 가져다준 선반에서 상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 로봇이 상품 들고 작업자에 전달…이동동선 줄어 효율 55% ↑

이날 방문한 풀필먼트센터는 자동화를 구축한 스마트층(2층)과 나머지 일반층으로 구분돼 있어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했다. 먼저 둘러본 1층(일반층)은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표시한 상자 여러개를 실은 밴을 작업자가 직접 끌며 물건을 담아야 했다. 이동 동선을 확보하느라 넓어진 공간을 사람이 벤을 끌고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반면 스마트층은 사람이 고정된 위치에서 작업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었다. 재고를 실은 피킹 AGV(고정노선 운송로봇)가 작업대로 이동하면 작업자가 물건을 상자에 담는다. AGV가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이동하는 것보다 작업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는 설명이다. 스마트층 작업자의 생산성은 일반층 대비 55% 향상됐다.

다만 재고 AGV 선반에 상품을 쌓는 일이 추가된 게 스마트층의 특징이었다. 주문이 이어지고 재고 AGV가 갖고 있던 상품이 줄어들면 다시 채워 넣어야 하는 작업이다. 사람이 작업하는 15개 공간 중 3개가 재고를 쌓는 데 활용된다. AGV가 작업대로 오면 부족한 재고가 표시되고 작업자가 상품을 쌓은 뒤 완료를 누르는 방식이다.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담긴 상자를 포장하는 전 과정도 자동화를 구현했다. 이송 AGV가 상자를 실은 선반을 포장존으로 옮기면 가장 먼저 무게를 측정한다. 상품이 잘못 들어가는 경우를 잡아내기 위해서다. 상자와 상품 무게를 합쳐 나와야 하는 숫자를 벗어나면 작업대에서 오류로 분류된다.

무게 측정 설비가 오차를 얼마나 정확히 잡아내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에서 실제로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스에 휴대폰을 넣은 상자를 놓으니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작업대에서 분리됐다. 조주형 센터장은 "이 실험을 할 때마다 긴장하는데 오류를 대부분 잡아낸다"며 "오배송을 막을 수 있는 장치로 활용돼 고객사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무게 측정을 거치면 본격적인 포장이 시작된다. 우선 완충재를 상자에 넣는 게 첫번째다. 비닐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지와 종이테이프가 사용된다. 상자와 제품 체적을 바탕으로 적정량의 완충재를 상자에 투입하는 자동 로봇이 도입돼 있다. 곧바로 상자 윗면을 접어 테이프로 봉한 뒤 운송장 부착까지 전 과정이 사람 손을 거치지 않는다. 이후 1층부터 5층까지 이어지는 나선형 이동설비로 이동해 1층까지 자동으로 내려간다.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담은 상자의 무게를 측정하는 모습 [사진=강명연 기자]

◆ 재고 채우기 작업 추가, 무게 측정으로 오류 확인…4~5년 간 운영역량 확보

다만 스마트층은 자동화 구현을 위해 입점사가 제한되는 게 제약 요인이다. 쌓여 있는 재고를 사람이 찾아오는 방식이 아니라 AGV가 재고 선반을 들고 이동하기 때문에 제품 규격이 맞는 화주만 스마트층에 들어갈 수 있다. AGV는 최대 1톤까지 실을 수 있고 규격 역시 일반층 재고선반보다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6월 문을 연 군포 센터는 익일배송을 실현하고 있다. 오늘 0시부터 24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3시까지 출고를 완료한다. 상품은 곤지암, 대전 등 CJ대한통운 허브터미널로 이동한 뒤 오전 6~7시에 전국의 서브터미널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한다.

네이버 판매자 45곳을 포함해 고객사는 66곳이고 처리 능력은 월 87만5000상자다. 스마트층은 하루 1만상자, 일반층은 7400상자를 처리한다. 스마트층은 캐파가 상당부분 채워졌고 일반층은 추가 화주를 계속 유치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4~5년에 걸쳐 운영 역량을 쌓은 뒤 센터를 열었다. 최근 부동산펀드 기금을 통해 확보한 3650억원을 투입해 용인시 남사읍에 두 번째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허 상무는 "스마트층 운영 경험을 쌓아 발전된 형태의 미래형 풀필먼트를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 완충재의 양을 계산하기 위해 상자의 체적을 측정하는 모습. [사진=강명연 기자]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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