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법정에 출석할 당시 안대를 착용한 모습을 흉내내며 비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튜버들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심현근 판사는 19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박모(42) 씨와 염모(61) 씨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의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2020년 6월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6.18 dlsgur9757@newspim.com |
심 판사는 "피고인들의 법정진술과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면 범죄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박씨는 정 전 교수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풍자와 해학의 형태로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심 판사는 박씨의 언행이 정 전 교수에 대한 모욕에 해당한다고 봤다.
심 판사는 "박씨는 마스크로 한쪽 눈을 가리는 행위를 했는데 사고로 오른쪽 눈을 실명한 피해자를 우스꽝스럽게 재현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다수가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에 공개됐다"며 "특히 장애 모습을 따라하는 것은 해당 장애인에게 모욕감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씨는 피해자가 법정에 도착하는 모습을 과장된 언행으로 재연해 피해자를 웃음거리로 만들었고 사회적 평가가 저해될 것으로 보이는 사정도 존재한다"며 "박씨의 언행은 풍자와 해학의 정도를 넘어 피해자에 대한 모욕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심 판사는 형법상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돼야 한다는 박씨 측 주장에 대해서도 "주된 목적은 정보 제공보다는 피해자 희화화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관련된 사건이 대중의 큰 관심을 받기는 했으나 피해자가 직접 정치적 활동을 한 것은 아니고 별다른 정치적 발언을 하지도 않았다"며 "피해자가 형사재판이 상당시간 계속될 것을 대비해 한쪽 눈을 가린 행위를 풍자 받아 마땅한 행위로 보기 어렵고 박씨의 언행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심 판사는 "피고인들의 언행의 정도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정도, 피고인들의 나이·성행·전과 등 여러 양형조건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앞서 박씨와 염씨는 지난 2020년 6월 유튜브 방송에서 입시비리 관련 재판에 출석하던 정 전 교수가 한쪽 눈을 다쳐 안대를 착용한 모습을 흉내 내며 '안대 퍼포먼스'를 하거나 "안대를 착용하고 운전하는 것은 살인행위"라고 발언해 정 전 교수를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정 전 교수는 "오래 전 대형사고로 인해 발생한 한쪽 눈 장애를 조롱하고 비하하는 인권침해 행위"라며 이들을 고소했고 검찰은 모욕 혐의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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