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번 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회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 인상) 결정이 나올지 주목된다. 자이언트스텝 단행 시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26일과 27일 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폭을 논의한다.
연준은 치솟는 물가는 잡기 위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지난 5월에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았고 지난 6월에는 28년 만에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금융권에서는 연준이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1%를 기록하며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던 것.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장 전망치인 8.8%를 뛰어넘는 CPI가 발표되자 기준금리는 1%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다수의 연준 이사들이 1%포인트 인상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더욱이 물가 상승 우려를 덜어주는 지표도 최근 나왔다. 미시간대의 7월 소비자태도지수에 따르면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2%로 전월(5.3%)보다 낮아졌고 5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3.1%)보다 하락했다.
이와 관련 로런스 마이어 전 연준 이사는 "연준도 부담을 덜게 됐다"며 "이번 달에 100bp(1%포인트)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예상대로 자이언트스텝 결정이 나오면 미국 기준금리는 1.5~1.75%에서 2.25~2.5%로 오른다. 이 경우 한미 금리는 역전된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2.25%다.
금융권에서는 한미 금리 역전을 경계하고 있다. 국내에 투자됐던 외국 자본이 고수익을 찾아 미국 등 해외로 유출될 경우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더욱이 환율 상승은 수입품 가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내놓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 오를 때 물가상승률은 0.06%포인트 높아졌다.
전문기관은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하더라도 자본 유출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시장모니터링본부장은 "외국인들의 원화채권 투자 패턴과 과거 정책금리 역전 사례 등을 감안할 때 실제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되더라도 큰 폭의 자금 유출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투자자들은 금리 수준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한다"며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에도 양국의 정책 대응 과정에서 나타난 한시적 현상인 만큼 과도한 우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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