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올해 역대급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 추진, 그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 등 암울한 변수들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데도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각) 마켓워치는 시장 불안 요인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대형 기관 투자자들보다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더 강력하다는 여러 지표들이 확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중 하나는 금융 전문 사이트 뱅크레이트 닷컴 서베이로, 미국 증시 약세장을 보였던 지난달 중순 실시된 서베이에서 개인 투자자 응답자의 26%는 주식이 10년 동안 묻어둘 최고의 투자처라고 밝혔다.
해당 조사에서 최적의 장기 투자처로는 부동산이 29%의 응답 비율로 1위를 차지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광판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매체는 부동산은 지난 4년 동안 실시된 연간 서베이에서 3차례나 투자 선호 대상 1위를 차지한 바 있지만 주목할 점은 달라진 주식시장 선호도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주식 투자를 선호한다고 답한 개인 투자자 비율은 16%에 그쳤지만 올해는 26%로 대폭 증가한 것이다.
뱅크레이트 수석 금융 애널리스트 그레그 맥브라이드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초반 시장 급락과 뒤이은 급등을 지켜본 투자자들이 이를 시장 교훈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개는 (지금과 같은 시장 국면에서) 보유 주식을 팔거나 출구만을 기다릴 텐데 지금과 같은 움직임은 본 적이 없다"면서도 "올해 관측된 이러한 투자 심리나 행동은 투자자들의 장기 관점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는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6%가 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투자 결정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는데 시장이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이러한 장기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대담해진 투자 심리는 다른 서베이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갤럽이 지난 5월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인 10명 중 2명꼴(18%)로 주식시장과 뮤추얼 펀드가 최고의 장기 투자처라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당시 응답자들이 꼽은 최고의 장기 투자처는 여전히 부동산(45%)이었다.
금융서비스기업 찰스슈왑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2분기 중에만 개설된 신규 증권 계좌 수가 100만개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식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은 거래량에서도 드러난다.
전날 반다리서치 보고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 일일 평균 거래 금액은 7억6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이후 평균 금액인 12억3000만달러에 비해서는 적은 수준이나 여름 휴가철 거래가 급감하는 점을 감안하면 전혀 적은 수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올해 증시 흐름이 순탄치 않았음에도 12억3000만달러에 달했던 일일 평균 거래 금액은 지난해의 11억6000만달러보다도 많은 수준이라 눈길을 끈다.
미국 개인투자자연합(AAII) 역시 최근 올 하반기 증시 상승 기대가 6주래 최고치로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은 침체 경고음을 키우고 있는 월가 베테랑들과는 대조적이란 지적이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창립자 토마스 피터파이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등 중대한 도전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면서 시장이 신저점을 경신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투자은행(IB)들 역시 잇따라 증시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그중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S&P500지수 연말 전망치를 4500에서 3600으로 대폭 하향했고, 모간스탠리는 현재 S&P500지수 전망치를 3900으로, UBS는 4150으로 제시하고 있다. 에버코어 ISI와 씨티는 모두 4200을 점쳤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