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김태훈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첫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가장 큰 특징은 감세 규모다.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으로 앞으로 5년간 13조1000억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 규모는 집권 초기 대대적이고 전면적인 감세에 나섰던 이명박 정부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크다. 이번 세제개편안의 감세 규모가 커진 것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기존 25%에서 22%로 낮추는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전체 세수 감소액 중 법인세 감소가 6조8000억원으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7.21 kilroy023@newspim.com |
그러나 국민의힘 물가 및 민생안전 특별위원회 위원인 박수영 의원은 지난 21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법인세를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법인세 최고세율은 경제협력기구(OECD) 평균 21.5%인데 평균 아래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정부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시기에 내놓은 것에 비해 정비가 상당히 잘 돼 있다"면서도 "우리가 직면한 인플레이션, 퍼펙트 스톰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생각하면 더 담대하게 개편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경제학에서 법인세는 최대한 낮출 수 있는 대로 낮춰야 한다고 본다. 기업이 세계적으로 법인세가 낮은 곳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아일랜드 같은 경우는 12.5%정도인데 우리나라와 차이가 많이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 같이 돈 많이 버는 회사가 본사를 이동하면 우리나라와 12.5%의 차이가 난다"며 "분기별로 7조를 버는 삼성전자가 1년이면 약 28조를 버는데 12%는 엄청난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세금을 적게 쓰면서 법인세를 최대한 낮춰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더 낮춰야 한다는 거예요. 아일랜드를 타깃으로 법인세를 더 낮춰야죠. 기준치보다 더 낮게 해야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이 생기는 겁니다. 우리나라 제일 큰 문제가 일자리잖아요. 청년 일자리 없어서 다 떠나가고 있는데 기업들이 하려고 하겠어요?"
박 의원은 법인세에 따른 산업 현실을 설명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8조에 12%면 약 3조 되는데 삼성전자가 본사 옮기면 3조가 그냥 들어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 있을 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상속·증여세 완화 수준도 정부의 발표보다 더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7.21 kilroy023@newspim.com |
"상속·증여세는 우리나라가 최고입니다. 우리는 대주주 할증 제도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60%예요. OECD 37개 국가 중 15곳 나라는 상속세가 아예 없어요. 열심히 벌어서 세금 다 내면서 기업을 키운 뒤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 겁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이중 과세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번 돈에 대해 소득세와 법인세 다 냈는데 상속이라는 행위 때문에 또 내야 한다"며 "절반이 넘는 60%를 내게 되는 건데, 이 때문에 전부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는 일이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일자리인데, 가업 상속에 60% 세금이 붙으니까 상속이 안 되는 거예요. 몇 대만 내려가면 지분을 다 뺏기는 겁니다. 그래서 '100년 기업'이 안 나오는 거예요. 독일은 가업 상속이 어렵지 않아 100년 넘은 기업들이 많습니다. 100년 동안 기술이 축적되거든요"
그는 가혹한 상속세는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관련 교육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학교 다닐 때부터 자본주의에 대한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열심히 노력해 자본을 일군 뒤 상속도 해주는 게 자본주의"라며 "부유한 사람에게 세금을 많이 걷어서 소득이 적은 사람들한테 지원해 잘 살게 한다는 방식은 이론상으로는 맞는데 현실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자산 양극화가 엄청나게 심해졌다"며 "좌파 정부가 잘못해 양극화가 심해졌는데 다시 또 상속세를 강화해 나눠준다는 논리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