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내주는 조건으로 휴전하는 것은 결국 전쟁을 연장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침공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을 양보하고 휴전하면 러시아군에 재충전할 시간만 주게되고, 나중에 결국 더 큰 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5개월째로 접어들면서 국제사회의 피로감이 고조되자 러시아의 돈바스 점령을 허용하는 선에서 휴전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할양하는 조건으로 한 휴전 가능성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욕망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두 곳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휴전을 하더라도 2~3년 후에 다른 두 지역을 더 점령해 분쟁을 종식시켜야한다는 명분으로 다시 침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동맹국들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섣불리 러시아와 외교적 협상으로 봉합할 경우 이는 일시적 휴식일 뿐 더 큰 분쟁을 야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러시아에 빼앗긴 모든 영토가 해방돼야만 향후 처리 등에 대한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러시아와 휴전 협상이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이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터키(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러시아와 흑해 해상을 통한 곡물 수출 재개하는 합의에 서명한 것과 관련한 별도의 연설을 통해 "(이번 합의로) 지난해 수확한 2천만t의 곡물이 수출될 수 있고 올해 수확량도 수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는 100억 달러 가치가 있는 곡물들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라면서 "이는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을 버텨낼 수 있다는 또다른 증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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