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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헤지라더니 금값 1년반 만에 최장기 하락

기사등록 : 2022-07-2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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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긴축 전망에 따른 달러화 강세에 금값 하락
7월에만 4.4% 내리며 4개월 연속 하락세
"연준의 긴축 속도 늦춰지면 금값 반등" 전망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데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으로 알려진 금은 오히려 몇 달째 시세가 하락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전망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중국, 인도 등지에서의 수요 둔화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금 8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지난 22일 온스당 1727.40달러로 7월 들어서만 79.90달러(4.4%) 하락했다.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올해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가 17% 하락하는 동안 금 값은 5.5% 하락했다. 증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셈이지만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보기엔 무색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공행진하는 물가에도 불구하고 금값이 이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는 건,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것이란 전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미 달러화 강세에 국채 대비 금 매력 하락...중국·인도 수요↓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 전망에 미 국채 금리가 상승했고, 달러화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금은 국채와 안전자산의 위치를 두고 경쟁하는데 정기적으로 이자를 주는 국채에 비해 시세 차익이 발생하고 보관 비용까지 드는 금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금은 대개 미 달러화로 거래되는데, 달러화가 최근 강세를 보이며 금의 체감 가격이 높아진 탓에 미국 외 투자자들에게 금의 매력도 그만큼 후퇴했다.

ETF(상장지수펀드) 투자회사인 올드미션의 채권, 외환, 상품 부문장인 앤드류 레카스는 "사람들은 인플레 헤지 역할도 제대로 못 하는데 왜 금을 보유하는데 돈을 지불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도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에서 소비가 줄며 시세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경우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금 수요가 크게 줄었다. 또 인도에서는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7월 금 수입에 붙는 기본 관세를 7.5%에서 12.5%로 크게 올린 것도 금 수요를 낮췄다.

헤지펀드 등 금융시장에서도 금값 하락에 대한 베팅이 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9일 마무리된 한주 기준으로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 세력은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금에 대해 순매도 포지션으로 돌아섰다.

[7월 19일 기준 선물옵션 시장에서 금에 대한 순 포지션, 마이너스(매도)로 돌아선 모습, 자료=CFTC, 월스트리트 저널] 고인원 기자 2022.07.25 koinwon@newspim.com

◆ UBS "내년 6월까지 금값 1650달러로 하락할 것"

상황이 이러다 보니 금광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세다. 반에크(VanEck) 금광업체 ETF(종목명:GDX)는 이달 들어 7.2% 하락했고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금광업체 바릭골드(GOLD)는 13%, 뉴몬트(NEM)는 14% 급락했다. 같은 기간에 S&P500지수가 4.7%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월가에서도 금값 하락을 점치는 분위기다. UBS는 금값이 내년 6월까지 165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1700달러에서 한층 내려 잡았다.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던 3월 기록한 고점 대비 15%가량 낮은 수준이다.

다만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면 국채 금리와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금값이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골드 불리언 스트래터지펀드의 제이슨 티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이 수익률 측면에서 놀라운 수준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자산 다각화와 투자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줄이는 측면에서는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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