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포스코·LX인터내셔널과 삼성물산 등 국내 종합상사들이 기존의 트레이딩(중개무역)에서 나아가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에 이어 포스코인터네셔널이 '사업형 투자회사'로 공식 전환했다. LX인터내셔널과 삼성물산도 에너지, 친환경 사업 신사업 육성에 나섰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이(사진 오른쪽) 호주 세넥스 에너지 로마노스 가스전의 처리시설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에너지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
종합상사를 거치지 않고 해외 사업장과 직거래를 하는 제조사 비중이 높아지면서 과거엔 상품 수출을 대행하며 성장했던 종합상사들이 직접 사업과 투자에 나섰다. 바이오와 친환경 에너지, 전기차 등 그 분야도 다양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종합상사에서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하는 등 에너지와 식량 등을 핵심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업형 투자회사로 변경은 2015년 '종합사업회사'로 전환을 선언한 지 7년 만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르면 다음 달 이사회를 열어 포스코에너지와 합병을 결의하고 합병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부터 투자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철강을 중심에서 투자 기반 사업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에 따라 사업형 투자회사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를 신사업 개발을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호주 천연가스 생산 기업인 '세넥스에너지'에 4억4242만 호주달러(약 4052억원)를 투자해 지분 50.1%를 취득했다. 포스코홀딩스 출범 후 성사된 첫 번째 글로벌 인수·합병(M&A)이다. 세넥스에너지는 호주 퀸즐랜드주에 가스전 3개를 보유한 호주 석유·가스 분야 5위 기업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세넥스에너지에서 보유 중인 가스전을 활용해 블루수소 사업, CCS(탄소 포집·저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힘을 쏟는다는 구상이다.
앞서 6월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주 퀸즐랜드주 발전 회사인 CS에너지와 손을 잡고 태양광 발전과 그린수소 생산설비를 운영하는 그린수소 사업도 추진한다. 주 내 수소충전소에 그린수소를 공급하고 해외로 수출하면서 시장 다각화도 추진한다. 이밖에 세넥스에너지와 천연가스를 활용한 요소비료 생산공장 설립,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그린 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전기차 핵심 부품인 모터 코어 사업 투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SK네트웍스도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의 지휘 아래 렌탈 사업 중심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가운데 블록체인 관련 전문 투자 및 사업 개발을 미래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올해 들어 약 7곳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며 경쟁력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4차 산업 기술을 접목한 미국 첨단 농업 스타트업 '사반토'에 400만달러(약 52억원)를 투자했다. 지난 5월엔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 운영사인 버킷플레이스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SK네트웍스는 컬리 초기 투자자로 컬리 지분 3.54%를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 포승산업단지에 위치한 '포승 바이오매스 발전소' 전경. [사진= LX인터내셔널 ] |
LX인터내셔널과 삼성물산도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PBAT 친환경 원료 분야에도 진출했다. PBAT는 땅에 묻으면 6개월 안에 생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LX인터내셔널은 작년 11월 PBAT 사업 진출을 위해 SKC, 대상과 함께 '에코밴스(가칭)'를 설립했다. LX인터내셔널 360억원을 현금 출자해 이 기업의 지분 20%를 취득했다.
이 외에도 LX인터내셔널은 지난 4월 DL에너지에서 보유한 바이오매스 발전기업인 '포승그린파워'의 지분 63.3%를 950억원에 사들였다. 포승그린파워가 운영하는 포승 바이오매스 발전소는 경기도 평택시 포승산업단지에 자리 압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다. 이를 기반으로 LX인터내셔널은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었다.
삼성물산의 상사 부문은 전체 매출 비중의 50.4%로 화학과 철강, 에너지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태양광은 바이오·제약, 전기차 배터리 등과 함께 삼성의 5대 신수종사업으로 꼽힌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지난해 8월 남해화학과 한국남부발전과 청정수소 도입 및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특히 북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4월부터 미국 현지 자회사 '삼성 솔라 에너지'를 통해 텍사스주 등 북미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0년부터 10여 년에 걸쳐 캐나다 온타리오에 조성한 1369㎿ 규모의 풍력·태양광발전단지를 조성했다. 전체 사업비가 약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 활용해 북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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