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금융증권부장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5일 "대우조선해양의 파업이 협상으로 타결되며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그동안 대우조선은 11조원의 혈세를 지원받고도 7조원이 넘는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노사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국민 세금의 '밑 빠진 독'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의 지적대로 국민 세금 지원이 없다면 대우조선해양은 문을 닫을 처지다. 조선업이 회복됐지만 한 해 벌이로는 누적된 빚을 갚기가 충분하지 않다. 올해 수주 목표인 89억달러(11조7000억원)를 달성해도 흑자 규모는 1조원에 미달할 수 있다. 작년에는 4조486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당기 순손실이 1조6998억원이었다. "10년 호황은 누려야 빚을 겨우 갚을 것"이라는 말이 금융권에서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금융증권부장 = 2021.08.06 hkj77@hanmail.net |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가장 좋은 회생방안이었다. 현물출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총 5조원을 지원하는 계약이었다. 5조원이라는 금액이 나왔던 근거는 숨겨진 부채까지 계산해서다.
재무제표에 부채로 분류된 차입금은 3월말 기준 2조8969억원이다. 이중 91%인 2조6622억원이 리스, 회사채 등 단기성 차입금으로 1~2년안에 갚아야 한다. 현금성자산을 1조4000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이 기대하는 바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계약한 2조9000억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이다.
숨겨진 부채는 자본으로 분류된 2조3328억원 가량의 신종자본증권인데, 이 돈은 대우조선해양이 2016~2018년 사이 수출입은행에 진 빚 약 2조3000억원을 갚지 못하자 무보증 전환사채로 전환해준 것이다. 사채이기 때문에 원금을 갚아야 하는 빚으로 올해부터 이자 폭탄과 조기상환 청구를 맞는다. 수출입은행과의 약정으로 '연 1%' 이자만 올해까지 냈지만, 내년부터 정상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대출 이자율로 '5년 만기 민평수익률 + 매년 0.25%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대략 4~5% 대출금리로 이자만 연간 1100억원 가량이다. 조기상환청구권도 올해부터 가동돼, 언제든 원금 상환을 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이 5조원에 달하는 빚을 당장 갚기는 어렵다. 세금으로 지원해달라고 또 국민에게 손을 내밀 것이다. 그런 기업에서 하청업체 노조가 임금을 올려달라며 생산시설 점거를 금지한 노조법을 어기고 회사에 금전적 피해를 입히는 일이 발생했으니, 세금을 내야 하는 국민은 불쾌하다. 산업은행이 곧 내놓을 대우조선해양 컨설팅을 통한 자구안에서는 노조의 희생을 담보로 한 지원책을 담기 바란다. 국민이 납득해야 한다. 그게 윤석열 정부가 내건 공정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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