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SK하이닉스가 2분기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가이던스에 못 미치는 출하량을 기록하긴 했지만, 견조한 판매량과 달러 강세 등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하반기다. 경기 침체 및 물가 상승으로 소비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 기업들도 재고 소진에 초점을 두고 경영전략을 세우고 있어, SK하이닉스 역시 하반기 투자 및 출하량 등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 공급망 제약에도 14조 육박한 최대 분기매출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 13조8110억원, 영업이익 4조19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34%, 56% 늘어난 수준이다. SK하이닉스가 분기 매출 13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1개 분기 만에 30%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은 작년 3, 4분기 30%대였지만, 올해 1분기 24%로 떨어졌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지난 2년간 IT 수요는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환경 확산과 이른바 보복소비 등으로 기대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면서 "2분기엔 글로벌 공급망 제약으로 충분한 제품 공급이 이뤄지지 못 해 메모리 수요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2분기엔 가이던스를 하회하는 출하량을 기록하긴 했지만, 출하량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달러가 강세를 보인 점 등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재무담당은 "달러/원 평균환율이 1분기 대비 5%포인트 상승했는데, 하이닉스는 100% 미국 달러로 결제하고 있어 매출이 5000억원 이상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노종원 사장은 "전분기 대비 D램 ASP(평균 판매 단가)는 하락했지만 출하량 증가와 달러 강세 효과가 이를 상쇄했다"며 "최근 인수한 솔리다임(인텔 낸드사업부) 효과도 있었지만, 솔리다임을 포함하지 않더라도 2분기 매출은 원화 기준 사상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 "하반기 메모리 수요 전망 조정...투자 신중 검토"
반면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위험 신호를 재차 강조했다. 노종원 사장은 "최근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면서 "공급망 이슈가 해소되고는 있지만, 하반기엔 실질적인 수요 위축에 직면했고 이에 메모리 수요 전망도 당초 예상보다 상당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미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에선 하반기 D램 가격 하락을 예고하고 나선 상황이다. 대만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오는 3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평균 3~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PC용 D램 가격은 DDR4 기준 3~8% 하락할 것으로 점쳤다.
이에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제품 재고 수준을 지켜보면서 내년 투자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4조3000억원 규모의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한 상황이다.
노종원 사장은 "올해 누적 출하금액은 8.8조원으로 연간 투자 규모는 작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며 "단, 올해 말 예상되는 재고 수준을 고려해 내년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생산량과 이에 필요한 투자 수준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공급망 이슈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공급 측면의 유연성 확보가 어렵고 거시 경제 및 시장 수요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근본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고객 수요에 대비하고 장기적 메모리 산업 성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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