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안도하며 전일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급등한 가운데, 이번 랠리가 '함정(trap)'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7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월가는 지금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리 늦춰질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생각은 시기상조로 문제가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그 이유로 "통상 시장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이후 침체가 시작되기 전까지 랠리를 보여왔다"면서 "그런데 이번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과 (이에 따른) 침체 사이 시간 차가 거의 없을 거 같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중단하자마자 침체가 시작될 것이란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지금의 상승은) 함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윌슨은 현재 시장의 가장 큰 이슈로 침체가 기업들의 실적에 미칠 영향과 연준이 과도한 긴축에 나설 리스크를 꼽았다.
이어 그는 "경제성장 시그널이 꾸준히 부정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강했다"면서 "채권시장 역시 연준의 지나친 긴축이 침체를 불러올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7일 미국 장단기 금리 차이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발표 후 수십 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서 2년물의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웃돌며 금리 차이가 장중 32bp(1bp=0.01%p)까지 벌어졌다. 오전 장에서 이미 크게 벌어진 금리는 연준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에 추가로 벌어졌다.
28일 현재는 19bp로 전일에 비해서는 금리차가 다소 줄었다. 통상 장단기 금리 역전은 침체의 전조 현상으로 여겨진다. 채권시장에서는 연준의 긴축이 결국 경기 침체를 불러올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윌슨 전략가는 연말 S&P500 목표가를 3900으로 제시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낮은 전망치다. 27일 종가(4023.61)보다 3%가량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윌슨은 S&P500이 연말 3900을 찍기 전에 한 차례 더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6월 저점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2022년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시나리오에서는 S&P500이 3000까지도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침체 시나리오 상에서 선호하는 섹터로는 경기 방어주 성격이 강한 헬스케어·부동산투자신탁(REITs)·필수소비재·유틸리티를 꼽았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