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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블랙리스트·대북 수사 속도...文 정부 고위 인사 줄소환 임박

기사등록 : 2022-08-0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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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과기부 압수수색...전직 장관 소환 가능성
김연철·서훈·박지원 소환 임박 전망
북송 결정 지시·귀순 진정성 판단 배경 '쟁점'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문재인 정부 윗선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으면서 고위 인사들의 줄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전 정부의 블랙리스트 의혹과 대북 정책을 파헤치고 있는 검찰은 압수수색과 주변 조사를 통해 수사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2.05.03 pangbin@newspim.com

1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지난달 27일 통일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블랙리스트 의혹은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한 각 부처 산하 기관장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내용이다.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환경부와 산업부, 통일부, 과기부, 국무총리실 등에서 산하 기관장에 대한 부당한 사퇴 압박이 있었다며 유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문재인 정부 고위 인사들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면 통일부와 과기부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리스트 수사는 지난 3월 정권 교체를 앞두고 고발 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검찰은 산업부를 압수수색하고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을 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앞서 시기상 압수수색 이후 전직 장관 소환이 이뤄진 점을 볼 때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과 유영민 전 과기부 장관 등에 대한 소환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해 공무원 피살'과 '탈북 어민 북송' 등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 수사도 한창인 가운데 최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귀국하면서 검찰 소환이 임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탈북 어민 북송 당시 정부가 탈북 어민들이 동료 선원들을 살해한 '흉악범'이라는 이유로 강제 송환한 배경을 들여다보고 있다.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김 전 장관을 소환할 경우 북송 결정 지시 정황 등을 캐물을 가능성이 높다.

김 전 장관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을 결과적으로 풀어주자는 현 정부의 주장에 동의할 국민은 많지 않을듯 하다"며 검찰 수사 방향과는 대치되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장관이 귀국함에 따라 같은 혐의로 피고발인 신분에 있는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소환도 곧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 전 원장은 어민들에 대한 정부합동조사를 조기 종료 시킨 혐의로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정부합동조사는 통상적으로 보름 이상 진행되지만 탈북 어민 북송 조사는 3~4일 만에 끝났다.

현재 서 전 원장은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최근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서 전 원장에 대해 김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입국 시 통보 조치'를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서 전 원장의 소환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해 공무원 피살과 관련해 국정원으로부터 관련 첩보 보고서를 삭제한 혐의로 고발당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소환 시점도 관심사다. 검찰은 박 전 원장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지난 13일 국정원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다음날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인 밈스(MIMS) 관리 담당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해양경찰의 홍보를 담당했던 현직 해경 또한 소환했다.

전직 장관들뿐만 아니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도 검찰 수사망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탈북 어민 북송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탈북 어민들이 탑승했던 선박이 2019년 11월 2일 해군에 의해 나포됐는데, 이틀 뒤 노 전 실장 주재로 열린 청와대 대책 회의에서 북송 방침이 결정됐다는 의혹이다.

정의용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수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 인권단체는 정 전 실장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 전 실장은 "어민들은 나포된 후 귀순 의사를 전혀 밝히지 않았고, 정부는 이들의 귀순 의사 표명 시점이나 방식 등에 비추어 의사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검찰 관계자는 어민들의 귀순 진정성 여부에 대해 "귀순 의사와 귀순 의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진정성보다는 어민들의 귀순 의사가 중요하다고 보고, 강제 북송의 위법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셈이다. 또 어민들이 귀순했다면 동료들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 우리나라 형법에 따라 처벌이 가능했을 것으로 봤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또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탈북 어민 북송 근거는) 그때도 없고 지금도 없다. 북한 주민도 한국 국민이라는 것이 헌법과 판례의 입장"이라며 검찰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귀순 의사의 진정성을 두고 당시 청와대 고위 관계자인 정 전 실장과 검찰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검찰은 정 전 실장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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