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아시아를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이번 방문이 기술주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대만이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기술 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군사 방어 시스템과 기업 컴퓨팅 서비스에 필요한 첨단 칩의 대부분이 대만에서 제조된다는 데 주목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 [사진=셔터스톡] |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지난 4월 연구에 따르면, 현재 10nm이하의 글로벌 첨단 칩 제조 기술이 대만(92%)과 한국 (8%)에 거의 편중된 상황이다.
특히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로 꼽히는 대만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 애플, 퀄컴,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등이 주요 고객사다.
이는 만에 하나라도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간 군사 갈등이 촉발될 경우, TSMC의 고객사인 미국 대형 기술주의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류더인 TSMC 회장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시 "승자는 없을 것"이라며 그로 인한 충격은 반도체를 넘어 세계의 근본 질서를 무너뜨리고, 지정학적 지형을 완전히 변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전 세계 파트너들과 실시간으로 연결해야 하는 TSMC 공장이 극도의 정교함을 요한다며, 누군가 무력으로 회사를 장악하면 (생산시설을) 더 이상 가동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류 회장은 군사 침공이 발생하면 TSMC 수익의 1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도 경제적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 그 여파는 전 세계로 확산될 수 밖에 없다.
중국 시장이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역시 기술주 투자자들이 미·중 간 갈등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이유 중 하나다.
금융정보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퀄컴, 엔비디아, 인텔, AMD는 각각 중국 내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6%, 26%, 26%, 24%에 이른다.
중국에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는 애플 역시 미·중 간 무력 분쟁이 일어나면 무사할 수 없다. 애플의 아이폰 대부분 중국에서 제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배런스는 기술 부문에 있어 미국과 중국의 경제가 이처럼 긴밀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중국 지도부가 자국 경제와 기술 제조 부문을 위험에 몰아넣을만큼 위험할 선택을 할 가능성도 그만큼 낮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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