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현지시간) 밤 대만에 도착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펠로시 의장 일행을 태운 전용기가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날 밤 10시 45분쯤 대만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권력 서열 3위이자 여당인 민주당의 리더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5년만에 대만을 방문한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다. 앞서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즈음해 뉴트 깅그리치 당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바 있다.
대만 현지 언론들은 펠로시 의장이 타이베이 시내 호텔에서 숙박한 이후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하고 입법원, 인권박물관 등을 방문한 뒤 오후에 출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방문을 환영하는 타이페이 시민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시아 순방에 나선 펠로시 의장은 앞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했고, 대만에서 일정을 마친 뒤 한국, 일본을 차례로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이날 펠로시 의장이 착륙하는 공항과 시내 곳곳에는 일부 시민들이 '대만 방문 환영' '자유와 우정'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나와 환영했다.
한편 왕이 중국 국무위원겸 외교부 부장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착륙을 앞두고 "미국이 타이완(대만) 문제에 있어 신의를 저버리고 배신 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의 국가 신용을 더욱 파탄나게 할 뿐"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달 28일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만 문제와 펠로시 의장의 방문 계획을 거론하며 "불 장난을 하는 사람은 타 죽을 뿐"이라며 경고했다.
중국군은 2일부터 6일까지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키로 하는 등 무력 시위에 나섰다. 중국 전투기들은 지난달 25~29일 닷새 연속 대만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하기도 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 뉴욕 유엔 본부에서 기자들에게 "(펠로시) 하원 의장이 대만 방문을 결정했고, 중국이 이에 대해 어떤 위기를 조장한다면 그것은 정적으로 베이징 당국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이) 책임감있게 행동해서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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