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어떻게 오셨어요?" "집이 침수돼서 피해 신고하러 왔는데요."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일부 지역이 침수된 가운데 피해 신고로 관할 구청과 동 주민센터가 혼란에 빠졌다.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사동 주민센터는 침수 피해 신고를 하러 온 주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차있었다. 대기 번호표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1200번대에 달했으나 쓰레기 처리 신고는 번호표를 뽑지 않아 더 많은 주민들이 방문한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사동 주민센터에 침수 피해를 당한 주민들이 피해 신고를 위해 방문했다. 2022.08.09 youngar@newspim.com |
주민센터를 찾은 이들은 각자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바쁘게 통화를 나누고 있었다. 피해 신고서를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50대 주민은 "반지하층 세입자와 연락이 안 닿는다"며 담당 직원에게 서류 작성법을 물었다. 자신을 통장이라고 소개한 A씨는 "지금 주민들이 집에 물 빼느라 정신이 없다"며 "피해 신고서를 직접 나눠주겠다"고 서류 뭉치를 가져가기도 했다.
관악구에 따르면 침수 피해를 입은 이들은 피해 현장 사진을 찍어 거주지 동 주민센터에 방문하면 된다. 방문 후에는 안내에 따라 '자연재난 피해신고서'를 작성하면 된다. 작성 시에는 신분증과 재난지원금 지급 통장 계좌번호, 전화번호, 주소가 필수로 필요하다.
주민센터 내에는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 대피소도 마련됐다. 해당 임시 대피소는 윤석열 대통령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민센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주민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사동 주민센터 내 임시 대피소가 마련됐다. 2022.08.09 youngar@newspim.com |
60대 주민 B씨는 엘리베이터 고장 소식에 발걸음을 돌렸다. B씨는 "이 근처 반지하들은 다 난리"라며 "아직도 물 빼는 곳이 많다"고 걱정했다.
1층 엘리베이터 앞에 앉아 있던 80대 주민 C씨는 "거동이 불편한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3층 임시 대피소로 올라갈 수도 없다"며 "임시 대피소에 사람이 너무 많아 코로나도 걱정되고 대피소가 몇 시까지 운영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역 커뮤니티에도 당장 오늘 밤 거취를 걱정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어제 산사태 경보로 대피했다가 집에 들어왔다"며 "오늘도 비가 많이 오면 숙소를 잡아야할지 걱정된다"고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집이 단수돼 못 씻고 있다"며 인근에 영업 중인 사우나가 있는지 물어봤다.
구 관계자는 "현재 구 내 이재민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오전에는 14개 동 주민센터에서 각각 임시 대피소를 마련했는데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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