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롯데하이마트가 10년 가까이 거래한 중소기업에 납품대금을 제 때 지급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2020년에도 납품업체 파견 종업원을 부당 사용했다는 등의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에 모바일 관련 제품을 납품하는 I업체는 지금까지 납품대금을 모두 받지 못했다며 지난 2020년 3월 이 같은 내용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 업체는 지난 2013년부터 하이마트 60여 개 점포에 스마트폰 케이스와 보호필름, 케이블, 충전기 등을 납품하고 있다.
이 업체에 따르면 하이마트가 지급하지 않은 납품대금은 지난달까지 모두 38만여 개 제품, 39억원 수준이다.
롯데하이마트 대치 본사 사옥 [사진=롯데하아미트] |
정상적으로 팔린 제품에 대한 결제는 받았지만 재고로 남은 미판매 제품에 대한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판매되지 않은 제품은 하이마트가 매입을 하거나 업체에 돌려줘야 하는데 실제로 남아있는 제품이 없다는 것이다.
하이마트가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 구매자에게 케이스나 케이블을 사은품으로 제공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체의 주장이다. 사실이라면 하이마트가 납품대금을 떠넘긴 셈이다.
이 업체는 또 하이마트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 부당하게 판촉사원 투입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 대표는 "거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투입한 판촉사원은 당사 상품을 판매하기 보다 고객에게 멤버십 카드 작성 강요, 하이마트 매장청소, 인사 도우미, 자체 PB상품 진열과 같은 부당한 업무 지시를 받았다"며 "그러면서 판촉사원의 임금은 당사가 100% 지급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투입한 판촉인원은 모두 453명으로, 지금까지 판촉사원에게 지급한 임금만 43억원 수준이다.
이 대표는 "하이마트에 납품된 미지급 상품대금, 9년간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발생한 이자, 강요로 인해 투입한 과다한 판촉사원 임금으로 수년간 적자로 빚이 늘고 재정은 악화돼 부도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 경영 정상화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이 업체와 하이마트는 실제로 지난달까지 납품대금 지급을 위해 협의 과정을 거쳤으나 입장차가 커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재 공정위가 현장 조사를 거쳐 위법한 내용이 있었는지 따져보고 있다.
하이마트는 이 업체가 제시한 금액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하이마트 측은 "해당 파트너사와 거래 관계에서 생기는 판매대금은 모두 정상적으로 지급했다"며 "이 업체는 매장에서 분실 등이 발생했다는 주장과 함께 그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업체가 제시한 금액이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판단해 구체적인 근거자료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이에 대한 자료는 받지 못하고 보상 요구 금액만을 점점 늘려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판촉사원 업무와 관련해서도 "판촉사원의 규모나 인건비도 파트너사가 결정하기 때문에 세부 현황을 알 수 없고, 파트너사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 자료 없이 역시 보상 요구 금액만 통보받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정위가 조사중인 사안으로 조사에 여러 차례 소명하는 등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