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최근 정부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새 정부 중심으로 인사를 중용하는 분위기에 호응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 김경환 전 서강대 교수 등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공약 설계를 주도한 인사 등을 주요 공공기관에 포진시키고자 하는 새 정부의 의중을 수용한 셈이다. 김 사장은 국세청 출신 공무원으로 전 정부에서 국세청장을 지냈다. 또한 정치권 인사가 아닌 관계로 LH 사장 자리에는 연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leehs@newspim.com |
김 사장의 성향이 사퇴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한 만큼 나희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사장,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과 같은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주요 공공기관장의 줄사퇴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김 사장이 처음 자리를 내려놓은 만큼 다른 기관장들에게 압박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더욱이 나희승 사장과 김경욱 사장 등은 모두 문정부 인사로 꼽힌다.
1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김현준 LH사장은 지난 3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면담 자리를 갖고 직접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주 장관에게 직접 사퇴 의사를 전했고 이번주 사표를 제출해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사표 수리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행정기관 등에 확인하고 있다. 이후 관련 내용을 포함해 대통령실에 전달하면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수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김 사장이 '250만가구+α(알파)' 주택공급대책 발표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것은 윤 정부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의 정책을 추진할 새 적임자가 필요하다는 정권 안팎의 분위기에 동의한 것이다. 실제 김 사장은 이번 정부 집권 초기부터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언급을 여러차례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공공기관에 친 정부 인사를 앉히고자 하는 분위기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권 초기 LH 사장 후보로 심교언 건국대 교수, 김경환 전 서강대 교수 등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공약 설계를 주도한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기도 했지만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은 김 사장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매 정부마다 문제되는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기 위한 정부 안팎의 압박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LH 간부들이 단체로 골프를 치러 제주도에 방문하는 등 기강 해이 논란 등이 여기에 불을 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사퇴를 압박하는 것까지는 아니겠지만 공공기관 개혁 추진 등 다방면의 사안이 터지면서 결단을 내린 것 같다"며 "김 사장 개인의 성향도 주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이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다른 공공기관장들의 사퇴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등을 계기로 정부의 직접적인 사퇴 압박이 어려워진 상황이 가장 큰 요인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이전 정부 인사들이 물러나는 수순으로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최대한 버텨보는 분위기여서다.
다만 국토부가 25개 산하기관의 혁신방안 제출을지시하는 등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하고 있어 물밑 압박은 이어지는 분위기다. 김경욱 인천공항 사장, 나희승 코레일 사장 등 주요 기관장이 거취 여부를 결정할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사퇴 압박을 받으면 오히려 반발하며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나쁜 관행을 뿌리 뽑는 계기로 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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