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이 XX, 저 XX'라고 지칭한 것과 관련해 "일부에게는 지령처럼 들릴 수도 있었다"라고 진단했다.
이 전 대표는 1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럿이 있는 자리, 선거에 좀 중요한 역할을 맡는 사람들이 직접 들을 정도의 위치에서 그런 게 있었다고 한다. 사실 우리 당에는 좀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대통령의 그런 발언에) 민감하다"고 피력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저에 대해서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대표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여러분이 말하는 선당후사 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다"고 발언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을 마치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2.08.13 hwang@newspim.com |
이날 이 전 대표는 "제가 대선 때 계속 겪었던 롤러코스터 같은 일이 뭐냐면 울산 회동이니 뭐니 해서 잠깐 (윤석열 대통령 측과 갈등이) 봉합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나. 그러면 당내에서 저를 때리던 사람들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어떤 자리에서 대통령이, 그때 후보 시절에 어떤 발언을 하셨다 그러면 또 귀신 같이 나가서 익명 인터뷰로 또 공격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내세운 서진 정책에 대한 당내 일각의 비토에 대해서도 "저는 제가 독립 활동할 정도의 인지도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후보가 영남을 가서 기세를 내고 있으면 제가 호남에 가고 이런 일정을 이제 했다"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제 입장에서는 선당후사인데 뒤에 가서 또 어르신들은 거꾸로 얘기했다"고 토로했다.
이 전 대표는 "'저 자식은 영남에 안 가고 호남만 간다. 따로 논다. 또는 아니면 우리 당의 주력 지역엔 일부러 안 간다'(라고 했다며) 거꾸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초 대통령 측과 자진사퇴 시기를 조율한 중재안이 오갔다는 보도가 있었다'는 질문에는 "누가 그 얘기를 해서 저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여러 주체가 있었다"며 "제가 지금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도 마찬가지지만 일부러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만나면 그런 이상한 제안을 할 것 같아가지고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냐하면 이상한 것을 전달한 다음에 이준석한테 이거를 협상했다 이런 식으로 할까 봐"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20~30%대를 기록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기술적 반등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가장 우려스러운 것이 적을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결집용 적을 만들기 위해 어떤 정치적 상황을 만든다든지 하는 것에는 역사적으로 많은 사례들이 있다"며 "야당 인사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념적인 어떤 가치를 하나 세우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는 통진당 해산을 위해 달렸다"면서 "그 당시 이석기 의원이 제가 볼 때는 희한한 생각들을 좀 하고 했다 하더라도 그걸 심판으로 끌고 가는 것이 국가적 동력으로 쓸 일인가에 대해서는 약간 의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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