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평년의 10배 수준으로 폭등하는 등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치솟는 에너지 가격이 유럽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런던 ICE거래소에서 '네덜란드 TTF 가스 9월물 선물' 가격은 ㎿h당 234유로 근방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12월 31일· 63.317달러)과 비교하면 세 배 넘게 오른 가격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평년 이맘 때와 비하면 10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은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척도로 꼽힌다.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가스 가격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으면서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유로존 채무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에너지 시장조사기관인 에너지 에스펙츠는 에너지 위기로 내년 유럽 경제가 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에스펙츠의 암리타 센 수석 석유 애널리스트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내년 유럽의 국내총생산(GDP)이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유로존 경제가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던 것과 비교해 훨씬 비관적인 전망치다.
센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며,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히 끊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으며 이는 에너지 가격을 한층 밀어 올리며 경제 전반에 엄청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에너지 에스첵츠는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히 끊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역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유럽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향후 12개월 내에 유럽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60%로 판단했다. 미국에서의 내년 침체 가능성을 30%로 본 것과 비교하면 침체 리스크가 두 배나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골드만은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이미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에서 에너지 가격이 더 뛴다면 이미 9%에 육박한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더욱 치솟으며 유로존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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