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올 상반기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한 국내 정유사들의 법인세도 대폭 높아질 전망이다. 법인세는 연말 실적까지 합산해 이듬해 납부하는데, 상반기 수익 증가로 일찌감치 '폭탄급' 과세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23일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S-OIL,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누적 연결기준 법인세 비용 합산은 약 3조173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9090억원) 보다 249% 증가한 수치다.
올 상반기 기업별 법인세 규모를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1조18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636억원보다 3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에쓰오일 역시 71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05억원보다 3배 가량 증가했다.
정유4사 CI. [사진=각사] |
GS칼텍스는 올 상반기 81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891억원) 보다 4배 가량 늘었다. 현대오일뱅크는 45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37억원)보다 3배 증가했다.
올해 정유사들의 법인세는 내년 3월 말 경 최종 영업이익과 법인세를 확정하고 난 뒤, 내년 4월과 5월 두번에 걸쳐 분할 납부하게 된다. 정유사의 반기보고서에 나온 법인세 비용은 상반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에 대한 법인세를 회계적으로 추산한 수치다.
최근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정유사들이 원유를 수입하고 정제해 생산한 석유제품을 팔아 남기는 이익) 하락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로 올 하반기 법인세 규모는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이달 셋째주부터 정제마진이 크게 반등하면서 하반기 정유사들의 실적이 상반기 수준을 유지할지 하락할지 겉잡을 수 없게 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전주보다 4.4달러 오른 배럴당 11.3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배럴당 6달러대를 기록하다가 셋째주부터 10달러대로 재진입했다. 통상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이다.
정유사들의 법인세 대폭 증가로 일정 수준의 이익을 초과하면 추가로 세금을 걷는 이른바 '횡재세' 부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사상최대 실적을 거둔 정유사로부터 횡재세를 걷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어서다. 정유사들은 실적에 비례하는 법인세가 증가한만큼 횡재세까지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주장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기업들의 수익이 증가할수록 법인세가 대폭 늘어나는데 여기에 또 횡재세까지 물게되면 조세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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