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브레인'이자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이 차량 폭발 사고로 숨진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두긴의 친딸로, 정치 웹 사이트 운영자이자 평론가 등으로 활동해온 다리야 두긴(30)은 지난 20일 모스크바 서쪽 외곽에서 탑승하고 있던 차량이 돌연 폭발해 숨졌다. 그는 원래 아버지와 동승할 예정이었지만 두긴은 막판에 따로 이동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는 이번 폭발 사고가 두긴을 겨냥한 것이고, 우크라이나에 소행으로 보고 있다.
두긴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딸의 죽음과 관련해 '단지 복수나 보복 이상'을 해야한다고 요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러시아 우선주의와 과거 영광 회복을 강조해온 두긴은 푸틴 대통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며,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 필요성도 역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두긴 가족에게 보낸 조전을 통해 "비열하고 잔혹한 범죄로 진정한 러시아인의 성품을 지닌 재능있는 다리야 두기나의 삶이 마감됐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알렉산드르 두긴 [사진=로이터 뉴스핌] |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빌미로 러시아가 대대적인 보복과 전면 공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가 우크라 독립기념일에 공격 수위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 한동안 나왔지만 이번 두기나 사망 사건이 러시아가 공격할 추가 구실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지난 20일 연설에서 독립기념일이 있는 이번 주에 "러시아가 특별히 끔찍하고 잔인한 일을 하려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FSB는 이번 사건 용의자로 나탈랴 보우크란 여성과 그 딸을 지목했다. FSB는 이들은 우크라이나 비밀요원으로 사건 발생 즈음에 에스토니아로 도주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수석 보좌관은 "우크라는 범죄 국가가 아니기에 이번 일과 무관하다"며 범행 연관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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