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한국과 중국이 수교 3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한중 간에는 시련과 도전도 있었지만 양국은 경제를 비롯한 다방면에 걸쳐 눈부신 발전을 보였다. 이는 1992년 한중 수교 공동성명의 중요한 원칙인 상호존중과 공동이익을 위해 양국이 노력해 온 덕분이다.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중 관계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했다. 작금의 국제질서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은 한국에게 또 다른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위기와 도전을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뉴스핌은 [한중수교 30년] 기획을 통해 미래 30년을 위한 공동이익의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김경민 기자 = 24일.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를 맺은 지 30년이다. 하지만 국내 유통가와 중국과의 거리는 점차 멀어지고 있다. 국내 유통·뷰티 기업들은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거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K-뷰티로 한 때 아시아를 호령했던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가 컸던 탓에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날 정도로 위태로운 상태다. 유통가는 중국을 지우고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북미로 대체 시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그룹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부지 제공과 관련해 중국의 롯데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관광 금지령까지 내리며 국내 관광·면세 업계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모습. /김학선 기자 yooksa@ |
◆롯데, 中 백화점·마트 완전 철수...동남아에 '힘'
이날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달 중국에 마지막으로 남은 청두 백화점 지분 매각을 결의했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점포다. 지난 2007년 러시아에 해외 1호점을 오픈한 후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에 진출해 총 9개의 해외점을 오픈한 바 있다.
톈진과 웨이하이, 청두, 선양에 지점을 냈지만 지난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후 구조조정에 돌입해 청두 백화점을 마지막으로 중국에서 완전 철수하게 된다.
[한중 수교 30주년] 글싣는 순서
1. 정상회담으로 본 한중 30년
2. "중국과 적대관계 안돼…전략대화 정례화‧제도화 필요"
3. 경제 협력 '동반자'서 '경쟁자'로...길잃은 對中 수출
4. 中, 무서운 기술추격…주도권 내주는 韓기업
5. 유통가 '탈중국'…사드 후폭풍에 쓸려간 중국 시장
6. 한한령에 제동 걸린 한류…교류 확대로 돌파구 마련
7. 게임 판호 해결 나선 정부..."소통 강화로 해법 모색해야"
8. 수출 162배 늘었지만 최근 '살얼음판'…통상협력 강화해야
할인점의 경우 백화점 보다 일찍 중국에서 철수했다. 지난 2008년 중국 마크로 8개 점포 인수를 시작으로 2009년 중국 3개점을 열었다.
2009년 하반기에는 중국 내 확실한 입지구축을 위해 대형마트 체인 타임스(TIMES)를 인수하기도 했다. 타임스는 중국에 대형마트 54개점, 슈퍼 11개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 할인점도 2018년 상해·북경점 매각에 이어 9월 심양·중경점을 폐점하며 현재 운영 중인 중국 점포는 없다.
신세계그룹 역시 지난 2017년 이후 이마트가 중국에서 완전 철수하면서 중국내 운영 중인 매장이 없는 상태다.
롯데는 동남아로 눈을 돌려 신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후 첫 해외출장지로 베트남을 선택했을 정도다. 신동빈 회장은 이달 말 베트남으로 출국해 다음달 2일 열리는 롯데건설의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착공식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 있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베트남 2개, 인도네시아 1개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다. 할인점은 인도네시아 49개점, 베트남 14개점 총 63개점의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서울 용산구의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 2020.08.29 alwaysame@newspim.com |
◆북미시장 공략에 나선 'K-뷰티'
K-뷰티의 선봉장이었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 애경산업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이 구조조정을 거치는 등 회사가 휘청였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며 고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0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한 1조264억원. 특히 2분기 해외 사업은 중국 봉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부진하며 33.2% 하락한 29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LG생활건강의 2분기 영업이익은 35.5% 감소한 2166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도 44.3% 떨어진 1260억원이다. 화장품 사업으로만 따지면 영업이익은 57.4% 감소한 933억원을 기록했다.
애경산업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은 27.9% 감소한 42억원으로 집계됐다. 화장품 사업 영업이익은 54.7% 줄어 41억원에 그쳤다.
이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번 해외 사업에서 북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6% 늘었다. '라네즈'와 '설화수'의 브랜드 파워가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LG생건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북미 지역 공략에 나서고 있다. LG생건은 지난해 미국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폭스를 소유한 '보인카'을 지분 56%를 117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4월 미국 화장품 제조·유통 업체 '더크렘샵' 지분 65%를 약 1485억원에 인수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더크렘샵이 보유한 현지 마케팅과 영업 역량을 활용해 미주 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경산업은 북미를 포함해 일본·동남아 등 아시아까지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아시아와 북미 지역 온라인 마케팅 확대로 중국 외 지역의 성과가 늘어나고 있다"며 "수출 국가 다변화로 중국 매출 감소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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