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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GTX-C 지하화 논란…열쇠 쥔 국토부 "업체-주민 의견 모두 반영"

기사등록 : 2022-08-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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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권고로 RFP 지도 표기 변경…"감사원 영향 없다"
국토부, 주민반발 반영해 재논의…추가 검토 필요
적격성검토 토대로 협상…은마아파트·의왕역 등 변수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 노선 창동~도봉산역 구간 지하화 논란이 감사원 감사로도 해결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의 결론이 지상·지하화 중 어느쪽이 바람직한지를 판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결국 최종 판단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손에 달린 것으로 진단된다. 감사원 감사와 별도로 국토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한 민자 적격성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컨소시엄과 협상을 갖고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다.

◆ 국토부, KDI 권고 따라 RFP 지도 표기 변경…감사원 결론 영향 없을 듯 

2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GTX-C 도봉 구간의 지상·지하화와 관련해 KDI의 민자 적격성 검토 결과를 보고 현대건설컨소시엄과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는 지하화 관련 결정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민자 적격성 검토에서 나온 숫자를 바탕으로 사업자와 협상을 통해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2020년 말 고시한 'GTX-C 노선 기본계획'에서 창동역~도봉산역 구간을 지하로 표기했다. 국토부가 실시한 타당성조사에 따라 지하화하기로 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곧바로 나온 민간투자시설사업기본계획(RFP)에서 지도의 해당 구간이 실선에서 점선으로 바뀌었다. 실선은 신규선로, 곧 지하화 구간을 의미하고 점선은 지상에 깔려 있는 기존 선로 이용을 말한다. GTX-C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이 기존 선로 이용구간을 도봉산역에서 창동역으로 앞당겨서다. 이에 따라 서울 도봉구 주민들이 지하화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변경은 RFP 작성 과정에서 전용선로의 지도 표기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KDI 검토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C노선 상행선의 창동역 다음 정차역은 의정부역인데 두 역 사이에서 대심도 터널이 지상의 기존 선로와 연결돼 이를 실선과 점선으로 표시했다. 국토부 계획에서는 기존 선로 기준 도봉산역을 지나고 지하 구간이 끝나게 돼 있었기 때문에 당초 기본계획에 이를 반영했다. 하지만 KDI는 도봉산역과 기존선로상 그 다음 역인 망월사역 사이에서 실선이 점선으로 바뀐 부분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감사원이 들여다보고 있는 도봉 구간 지상화 변경 과정은 문제가 없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협상 과정에서 감사원 감사는 참고 수준으로 검토될 예정이다.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지만 주무부처의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감사원 등 제3의 기관이 정책 방향을 결정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선로 표기를 가장 명확하게 하는 방법이 역 단위로 끊는 것이어서 신설역 기준으로 창동역까지로 봤고 이후 구간은 의정부역까지 정차하지 않기 때문에 당시 담당자가 창동역을 기준으로 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참여를 준비하는 사업자들이 RFP만이 아니라 타당성조사부터 기본계획 등을 다 보기 때문에 사업자는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지상 구간을 제안했고 심사위원이 최종 판단한 것"이라며 "국토부 입장에서는 당초 제안이 바뀐 측면이 있지만 역 추가 등과 마찬가지로 민간투자사업 특성상 예외적인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와도 C노선 지하화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국토부 차원 재논의 결정…적격성 검토 수치 보고 현대건설과 재협상

대신 국토부는 문제가 된 구간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KDI에 민자 적격성 검토를 요청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실시협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추가 협상을 통해 사업 세부내용이 변경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지역 주민 입장에서 민감한 부분이 확인된 만큼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민자 적격성 검토는 사업 내용 중 중대 변경이 발생한 경우에 한해 국토부가 KDI에 요청한다. 필수 사항인 민자 적격성 조사는 예비타당성조사 마무리 단계에서 시작해 RFP 고시 전 기획재정부의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민투심)을 거친다. 이후 실시협약을 확정하기 위해서도 민투심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민자 적격성 검토를 통해 주요 변경사안에 대한 재검토를 실시하는 것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3월 적격성 검토 없이 민투심 상정을 추진했지만 지역 반발이 커지자 이를 보류했다.

내년 1~2월쯤 적격성 검토 결과가 나오면 국토부는 이를 토대로 사업자와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총사업비 등 구체적인 숫자와 은마아파트 우회, 의왕역 운영비 분담 등 C노선 관련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안을 조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은마아파트를 지나는 현재 구간 외 우회 노선을 이달 말까지 제출할 것을 요청했지만 아직 현대건설 측은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의왕역 운영비의 경우 현대건설 측이 40년 운영비를 전부 의왕시에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의왕시는 준공을 앞두고 다시 수요를 예측해 분담 수준을 조정하자는 입장이다.

GTX-C노선은 수원역부터 양주시 덕정역까지 약 74.8km를 연결하는 대심도 철도건설사업이다. 작년 6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연말까지 실시협약 체결을 목표로 했지만 대선 등을 거치며 일정이 올 상반기로 밀렸다. 이후 도봉 구간 지하화 논란이 본격화하며 국토부는 실시협약 체결 일정을 내년 3월로 다시 미뤘다. 이후 곧바로 착공에 들어가 2028년 개통이 목표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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