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이 지주사인 제너시스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난 윤 회장은 제너시스와 제너시스BBQ 이사회 의장직만 맡는다. 경영 2선에서 글로벌 시장개척과 스포츠 지원사업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잇단 대표이사 교체로 '전문경영인 무덤'으로 불리던 BBQ가 이번 변화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제너시스BBQ 그룹에 따르면 내달 1일자로 윤홍근 회장의 여동생인 윤경주 제너시스 부회장이 지주사인 제너시스의 새 대표 자리에 오른다. 윤 부회장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제너시스BBQ를 이끌었다.
제너시스BBQ 그룹 윤홍근 회장. [사진=BBQ 제공] |
제너시스BBQ 대표이사 사장에는 외부에서 영입한 정승욱 전 휠라코리아 부사장이 선임됐다. 정 사장은 코오롱그룹 경영전략본부, 제일기획 글로벌부문을 거쳐 2012년부터 휠라코리아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했다. 1970년인 정 사장은 올해 만 51세로 기존 제너시스BBQ를 거친 대표이사 가운데 가장 젊은 경영인인 셈이다.
BBQ관계자는 "프랜차이즈업종 특성상 현장 중심의 경영이 요구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젊은 경영인을 중심으로 인재를 물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윤홍근 회장은 글로벌 사업에 매진하는 한편 한국빙상경기연맹 회장장직을 맡은만큼 스포츠 지원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간 제너시스BBQ 그룹은 잇단 대표이사 교체로 부침을 겪었다. 올해 1월 제너시스BBQ 수장에 올랐던 이승재 전 대표이사는 임기 7개월만인 이달 초 건강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8월 제너시스BBQ 수장에 올랐던 정승인 전 대표도 취임 3개월만인 지난해 12월 퇴사 수순을 밟았다. 정 전 대표 이전에는 신계돈 전 마니커 대표가 2020년 12월부터 윤 회장과 공동으로 제너시스BBQ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이듬해인 지난해 7월 사임했다.
제너시스BBQ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승욱 사장. [사진=BBQ] |
외부에서 영입한 대표이사들이 1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연이어 교체되면서 '전문경영인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달기도 했다. 관련해 일각에서는 BBQ 내부의 잇단 전문경영인 교체뿐만 아니라 윤 회장의 '치킨 한 마리 가격이 3만원은 돼야 한다'는 발언이 논란에 오르면서 윤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거리두기를 결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너시스BBQ 그룹은 이번 개편으로 전문 경영인(CEO) 체제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제너시스BBQ는 정승욱 신임 사장에 지주사 제너시스는 윤경주 신임 대표에 책임경영을 맡기고 윤 회장은 의사회 의장직을 맡아 큰 틀의 비전제시 등에 매진한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창업자가 최고경영자 자리를 전문경영인에게 위임하고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긴 사례는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이브의 경우 지난해 방시혁 창업자가 대표이사에서 내려와 이사회 의장만 맡고 있으며 동종업계인 교촌의 창업주 권원강 회장도 현재 이사회 의장의 역할만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제너시스BBQ의 경우 윤홍근 회장이 경영 2선으로 물러나더라도 여전히 오너 입김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관계자는 "보통 창업주가 이사회 의장만 맡을 경우 일상적인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으면서 이사회 주재를 통해 기업의 비전과 큰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며 "BBQ 윤홍근 회장의 경우 회장직을 유지하는 등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굳혀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