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배요한 기자 =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중소·중견기업계가 수출 확대 기회를 찾고 있다. 다만 원자재 가격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높아진 환율로 원가 부담이 더 커지고 있는 '위기'의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 "고환율로 이익 봤다"...중소기업계 19% 불과
31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계는 치솟는 환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출 중심의 기업들에겐 대체로 이 같은 고환율 상황이 호재이지만, 수입 원자재 가격 부담이 대폭 높아진 상황이어서 업계 전반적으로 실질적인 수혜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들도 많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수출입 중소기업 508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환율로 이익을 봤다'는 기업은 19%에 불과했다. 피해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30.5%, 전체 기업들의 절반 가량은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지난 29일 환율이 장중 135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환율이 1350원을 돌파한 건 2009년 4월29일(장중 1357.5원) 13년 4개월 이후 처음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481.03)보다 54.14포인트(2.18%) 내린 2426.89에 장을 닫았다. 이날 중구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2.08.29 pangbin@newspim.com |
◆ "3Q 실적 좋다...수출 경쟁력 제고에 효과"
수출 비중이 높은 A 자동차 부품 회사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은 확실히 좋을것 같다. 다만 환율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면서 "이번 고환율 상황을 계기로 추가 고객 확보를 한다면 의미가 있을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고환율 상황은 중소기업들이 수출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좋은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환율상승의 중소기업 수출영향과 정책과제' 이슈리포트를 통해 최근 환율급등에 대해 "중소기업들이 지나친 우려보다는 오히려 수출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환율 상승은 수출 중소기업의 채산성 개선 및 가격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주요국에서 인기 있는 화장품 등 K-뷰티 제품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오히려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여의도 소재 중소기업중앙회 건물 [사진=중기중앙회] |
◆ 원자재 수입 비중 높은 업계 "위기 대응에 주력"
제지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과 관련한 문의가 많았지만 제지업계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환율에 대응해 국내 원자재 사용 비중을 늘려 수입을 최대한 줄여나가고 해외 수출에 있어서는 역량을 집중하고 물량을 확대해 환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 가격상승에 이어 환율까지 높아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부터 1년 만에 약 20% 오르면서 원자재 구매 비용 부담도 그만큼 늘었다"며 "올해는 수출 물량도 미미해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중소 석유화학 업체 관계자도 "국제유가가 올초 대비 30% 넘게 치솟은 상황에서 환율까지 올라 원가 압박이 심한 상황"이라며 "해외 거래처에 납품가 조정을 요청하고 있지만 얼마나 반영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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