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경민학원에서 수십억원을 횡령하고 국회의원 시절 관계 부처 로비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문종 전 의원이 항소심에서 징역 4년 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박연욱 박원철 이희준 고법판사)는 1일 홍 전 의원에게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2년 6월과 벌금 5000만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추징금 4763만원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서화를 구입하기 위해 송금했다는 돈은 계좌추적을 피하기 위해 현금 또는 수표로 돌려받은 후 피고인 개인의 채무 변제 용도로 사용했다"며 원심이 피고인의 횡령죄에 대해 유죄로 인정한 것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홍 전 의원이 고문으로서 렌트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원심과 달리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고문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은 국회의원이었고 자신이 곧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로 옮겨갈 것도 미리 알고 있었다"며 "고문계약 체결 당시 자신이 곧 맡게 될 직무와 관련성이 있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에게 월 400만원의 활동비와 함께 이 사건 차량이 제공됐는데 차량을 제공한 기간 동안 발생한 임대료와 월 납입액 등 합계 4763만원을 피고인이 얻은 재산상 이익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봤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홍문종 전 친박신당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75억 횡령·배임 관련 1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6.22 dlsgur9757@newspim.com |
재판부는 "헌법이 국회의원에게 입법을 비롯한 광범위한 권한을 주면서 청렴 의무도 함께 부여했다"며 "피고인은 이를 저버리고 직무 수행의 공정성과 불가매수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민학원 횡령죄 관련해서는 "대학의 이사장이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해 수십억원을 빼돌리고 개인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학교의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수업료 등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이날 홍 전 의원에 대해 법정구속을 명령했다. 홍 전 의원은 "노모가 몸이 안좋으시다"며 "도망갈 염려도 없다. 제가 나중에 자진출석하겠다"고 구속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피고인만 다르게 취급할 이유가 없다"며 거절했다.
검찰에 따르면 홍 전 의원은 경민학원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2~2013년에 서화 구입비 명목으로 들어온 24억원 상당의 기부금을 친박연대 간부 출신 김모 씨의 그림을 사들여 되파는 방식으로 75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 및 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3~2015년 IT기업 관련자 등으로부터 관계 부처 로비 등 소관 업무와 관련한 청탁 명목으로 82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도 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뇌물수수죄로 징역 1년, 횡령·배임 등 나머지 범죄에 징역 3년 등 총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다만 도주의 우려가 없고 항소해 다툴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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