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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국회는 막아야"…김진표式 '여야 중진협의체', 여야 협치 물꼬틀까

기사등록 : 2022-09-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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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단, 조정·중재 책임 다할 생각"
"여야 협상 교착 시 원내대표 협상 지원"
독일 연방의회 원로협의회가 모델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과 내각 인사 논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 공세를 위한 전열 정비에 들어갔다. 정기국회 시작부터 강대강 대치가 시작되는 형국이다.

여야의 대치 선언은 이 대표의 최측근이 이 대표의 검찰 소환을 "전쟁입니다"라고 한 것에 대해 여당이 "범죄와의 전쟁"이라 응수한 것을 넘어 '국회 발목잡기식 정쟁'으로 확전될 조짐이 크다. 여야는 대외적으론 민생 협치를 외치고 있지만 안으로는 정부 예산과 세제 개편안부터 민생·개혁 법안 처리를 놓고 대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협치 복원 차원에서 추진하기로 한 '여야 중진협의체'에 다시금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소환 통보로 정국은 급랭됐지만 여야 간 감정 대립, 정책적 노선 차이를 딛고 현안 해결을 위한 여야 중진협의체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09.01 kilroy023@newspim.com

◆ 김진표 제안한 여야 중진협의체...협의체에서 조정하면 의회가 합의사항 존중

김 의장이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는 여야 중진협의체 가동은 독일의 사례를 차용한 것이다. 협의체에서 쟁점 법안이나 이견이 있는 안건을 조정하면 의회 구성원들은 그 합의 사항을 존중하는 방식이다. 

김 의장은 지난달 19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국회의장단 만찬에서 "독일 연방의회는 교섭단체 중진모임인 원로협의회가 쟁점법안이나 이견 있는 안건을 조정하고, 의회 구성원들은 그 합의 사항을 존중하는 문화가 확립돼 있다"며 "우리도 여야 중진협의회에서 숙의를 통해 갈등을 중재하고 권고안을 제시하면 현안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윤석열 정부의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난 1일에도 중진협의회 구성 의지를 다시 한번 피력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제400회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국회의장단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위해 조정과 중재의 책임을 다할 생각"이라며 "이를 위해 '중진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와 관련 "여야 협상이 교착에 빠져 국회 운영에 장기간 공백이 발생할 경우, 중진협의회가 원내대표의 협상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지난달 21일 앞선 대통령·국회의장단 만찬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중진협의체 가동'과 관련해 "2014년 정의화 당시 국회의장이 운영 규정을 만들었지만 한번도 운영이 안됐다"며 "대통령께도 중진협의체를 말했더니 관심을 표명하면서 좋은 방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원칙적으로는 4선 이상을 참석 대상으로 하되, 처음에는 5선 이상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5선 의원이 여야 6명씩 동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더해 "거기에 원내대표, 정책위의장과 필요시 민생 현안을 다루는 상임위원장 등이 함께 참여해서 토론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 의장은 또 "그렇다고 매번 중진협의체에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상적인 국회 운영은 여야 원내대표 교섭을 통해 이뤄진다. 그러다가 어떤 큰 현안 하나로 사실상 여야가 완전히 대화가 안 되고 국회 운영이 장기간 표류하고, 동물 국회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을 때 (작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지난달 9일 루마니아 부크레슈티 근교에서 가진 첫 순방길 기자단 인터뷰에서도 "각 당의 중진들이 국민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각 당의 정치 의사 결정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된다"고 제언했다. 김 의장은 "각당의 중진들이 중요한 정치 현안에 관해 좀 더 허심탄회하게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고, 그것을 각 당 정치 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한 제21대 후반기 국회의원들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야외계단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9.01 photo@newspim.com

◆ 이재명 검찰소환 통보로 악영향 불가피...민생협치 동시에 강조한 점 고려해야

지난달 31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회동해 민생 협치를 강조했다. 그러나 민생 법안 처리 방식과 대해서는 견제와 입장 차를 표출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개개인이라는 점은 다를 바 없다"며 "지향하는 목적은 같지만 그 목표에 이르는 길이나 방법들이 다를 수 있단 점은 차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첫째도 둘째도 마지막도 민생이라고 말한 것을 인상 깊게 들었다"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협치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거대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협조 없이 법안이든 예산이든 하나도 처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공통 공약이 많은데, 입법화하기 위해 양당의 노력이 가속화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앞에서는 '민생 협치'를 외쳤으나 뒤에서는 이미 여야 간 첨예한 대치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 대표의 검찰 소환 통지를 계기로 양당의 감정적 대립까지 더해지면 정기국회 운영에 악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내년도 예산안 편성과 관련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복합 경제 위기상황에서 재정의 건전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봤지만,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도 여야의 충돌이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이 대대적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건전 재정을 유지하는 동시에 '민생회복 예산'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내년 정부 예산은 사회안전망 구축·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총 639조원으로 꾸려진다. 올해 본예산 대비 5.2%가 늘어났지만 증가율로는 2017년 3.7% 이후 가장 낮다.

그러나 야당은 긴축재정으로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이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공세를 퍼부었다. 윤 정부의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라는 기조가 경제 역효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견제를 이어가기도 했다. 

여야 간 이견이 팽팽했던 1세대 1주택자 한시적 특별공제 도입 논의를 계속 이어가야 하는 점도 맹점이다. 여야는 특별공제에 대한 합의에 실패했지만 올해 안에 특례를 집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제로 계속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야당은 이를 '부자감세'라 연신 지적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고, 여야는 지난 1일 공정시장가액 비율 및 특별공제 금액 설정 등 내용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처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당은 당초 종합부동산세를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린다는 목표로  종부세 기준선을 공시가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는 것,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100%에서 60%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당은 협상 과정에서 종부세 비과세 기준을 12억원까지 내려 제시했지만 야당은 이 부분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정 상임위에서 여야의 기싸움이 과도하게 이어지고 있는 점도 과제다. 상임위원회 중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파행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과방위원장으로 선임된 날 이후 독단적 상임위 운영을 문제 삼으며 회의 보이콧을 하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거취와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선을 두고도 여야가 한 발도 물러나지 않는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kime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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