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현대카드와 애플이 국내에 '애플페이'를 도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아이폰 이용자들은 연말부터 현대카드를 이용해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를 이미 구축해놓은 대형 가맹점 위주로 간편결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이 현대카드와 1년짜리 독점계약이 끝나고나면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사용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 사이에 NFC 단말기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삼성페이 독과점은 깨질 전망이다.
애플 페이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와 애플은 최근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출시하기 위한 1년짜리 독점 계약을 맺었다. 현대카드는 카드 결제 단말기 위탁 관리업체인 대형 밴(VAN)사 6곳과 카드단말기 제조사와 계약을 맺어 애플페이 서비스에 필요한 NFC 단말기 제조 및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오는 11월까지 시스템 및 NFC 사용 가능 단말기를 개발하고, 12월부터 애플페이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다.
오프라인 터치결제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과 NFC 2가지 방식으로 가능하다. MST는 자기장을 이용해 카드 뒷면의 마그네틱 선에 자기로 정보를 입력하고 전송한다. NFC는 근거리에서의 주파수를 맞춰 정보를 전송한다. 삼성전자의 제품은 MST와 NFC 사용이 모두 가능하지만 애플은 NFC만 가능하다. 다만, 국내에서는 과거부터 마그네틱 카드를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MST 결제 방식이 가장 보편적이다.
NFC는 단말기 외에는 표준 규격이 없기 때문에 국내에 대형 가맹점 위주로 10%만 보급돼있다. 또, NFC 단말기가 있어도 각 금융사별로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개발해 넣어야 하기 때문에 현대카드는 밴사에 애플이 가진 암호화된 시스템을 국내 사정에 맞게 개발해 넣을 수 있도록 요청해놓은 상황이다.
따라서 현대카드는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NFC 단말기를 이미 구축해놓은 대형 가맹점 위주로 애플페이를 시범 서비스할 계획이다. 12월부터는 대형마트(이마트·코스트코)와 커피전문점(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할리스), 전국 편의점(CU·GS25·이마트24·미니스톱·세븐일레븐) 등 60여개 브랜드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또,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전용카드(PLCC)를 만들 계획이다. 소비자가 전용카드를 만들면 연회비를 캐시백해주고, 청구할인, 애플 제품 구매지원, 아이패드와 애플워치 등을 경품으로 내건 프로모션 행사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현대카드와 애플의 독점계약이 마무리되면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사용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애플페이 점유율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현재 전체 간편결제 규모는 80조원으로, 그 중 24%에 해당하는 오프라인 결제에서 삼성페이가 사용하는 MST 방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82%이기 때문에 애플이 들어오면 이러한 독과점은 깨질 가능성이 높다.
또, 현대카드는 과거 출범시에도 대형가맹점을 공략해 고객을 모으는 전략으로 성장한 만큼 이번 애플페이도 대형가맹점 위주로 사업을 시작해 영역을 넓힐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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