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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시장 옥석가리기"...중견사, 미분양 폭탄에 '조마조마'

기사등록 : 2022-09-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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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건설산업, 극동건설 등 1순위 청약에 수요자 외면
브랜드 인지도와 입지 약점...일감 감소에 실적 불안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주택경기 침체로 수요자들이 '옥석 가리기'에 나서면서 중견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대형사 대비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데다 사업장의 입지도 비인기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미분양이 늘어나면 기업 운영에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계약률이 부진하면 공사비 마련이 어렵고 미분양을 털기 위해 할인 분양까지 나서면 분양사업에서 수익은커녕 손실을 떠안게 된다. 주택경기 위축이 공사 발주에도 영향을 미쳐 중견 건설사의 일감 확보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동아건설산업·한신공영 등 분양시장서 '참패'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가을 분양 성수기를 맞아 중견 건설사들이 신규 공급에 나섰지만 초라한 성적을 내놓고 있다.

동아건설산업은 지난 6일 경상북도 칠곡군 석적읍에 짓는 '우방아이유쉘 유라밸'의 청약 신청에서 수요자의 외면을 받았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305가구 공급에 청약 신청자는 26명에 그쳤다. 8년 만에 이 지역에서 선보이는 신규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으나 공급가구의 91%(279가구)가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갔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2022.09.07 leedh@newspim.com

같은 날 청약 1순위를 접수한 극동건설의 '마석역 극동스타클래스 더퍼스트'는 10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5가구만 신청했다. 전체 물량의 절반 정도가 2순위 청약으로 밀렸다. GTX-B(예정) 마석역 주변에 들어서 개발 기대감이 있었지만 전체 138가구 소규모 단지라는 점과 낮은 브랜드 인지도의 한계를 이겨내지 못했다.

한신공영이 공급한 충남 '아산 한신더휴'는 603가구 중형 단지임에도 1순위 청약에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총 57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55명이 신청해 219가구가 1순위에 미달했다.

서희건설은 전라북도 김제 '남전주IC 서희스타힐스' 1순위 청약을 받았으나 257가구 모집에 31명이 신청해 200가구 넘는 물량이 2순위로 넘어갔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경상남도 고성군 '고성 스위트엠 엘크루'는 2순위 청약까지 받았지만 430가구 분양에 청약 신청자가 214명에 불과했다.

청약 접수에 나타난 수치보다 계약률은 더 낮아질 공산이 짙다. 청약 경쟁률이 높지 않거나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 청약 당첨자라도 계약을 꺼리게 된다. 선호도가 높지 않은 단지 이미지에 입주 이후에도 시세가 크게 오르기 어렵다. 미분양이 장기화로 사업 주체가 할인 분양에 나서면 기계약자는 금전적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어서다.

◆ 브랜드 인지도 약점에 발주 감소까지...중견사, 타격 불가피

중견 건설사의 위기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경기 하락기에는 외형 확장이 어렵고 대형사와 경쟁도 가열되기 때문이다.

청약시장에서 이미 수요자의 옥석 가르기가 본격화됐다. 투자 수요는 자취를 감췄고 실수요자들도 집값 하락 전망에 내 집 마련을 미루고 있다. 이마저도 메이저 건설사 선호가 강해 주택시장의 경착륙이 상대적으로 중견사가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미래 먹거리도 불안하다. 집값이 하락하면 지역주택조합과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쉽게 진행하기 어렵다. 분양가를 낮게 잡으면 기존 조합의 사업비가 늘어 자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수주시장에서도 대형사 쏠림이 가속화되고 있다. 공사발주 규모가 크면 대형사가 선별적으로 수주에 나서다보니 상대적으로 중견사도 일감 확보에 유리했지만 최근엔 양상이 달라졌다. 올해 상반기만 봐도 재건축과 재개발,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 시장에서 모두 124건, 총 24조원 규모가 발주돼 이중 10대 건설사가 83%(20조원)를 가져갔다. 경기 위축이 장기화되면 이런 현상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견 건설사 한 임원은 "대형 건설사와 달리 한두 곳 악성 사업장이 발생하면 한 해 농사를 그르칠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준비에 보다 철저히 나서고 있다"며 "대형사와의 컨소시엄 참여 및 신규 사업 진출 등으로 매출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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