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국토연구원 |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지난주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행보와 입에 주목하는 한 주였다.
원 장관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8일 성남·고양·안양·군포·부천 등 5개 1기신도시가 포함된 지자체장들과 간담회를 통해 1기 신도시의 조속한 재정비를 약속하며 협업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지자체장들과의 소통에 물꼬를 트고, 1기 신도시를 '인생 프로젝트'로 비유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재정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여기에 내년 2월에 특별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약속했다.
1기 신도시 재정비에 대해 논란은 원 장관의 '정치적 순발력'으로 잠재우는 모양새다. '공약파기'논란으로 촉발된 심상찮은 위기의식을 바로 감각적으로 느끼면서 정면 돌파로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특히 내년 2월 특별법 법안 발의 약속은 빠른 추진 의지를 내보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2024년 중 마스터플랜 수립은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민도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 장관이 현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알 수 있는 일관된 발언도 관심이 모아졌다. 그는 국회 예결위의 질의답변과 방송, 유튜브 등 몇몇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점 대비 아직 집값이 높아 더 떨어져야 한다"며 집값 하향안정 불가피론을 펴면서 추가 하락을 예견했다.
하지만 국토부 뿐만 아니라 한국부동산원과 민간 기관이 제공하는 통계는 이제 하향안정세를 보이는 '연착륙' 기조보다 '경착륙' 신호를 보이고 있다. 서울 매매가격은 '15주 연속 하락', 거래량은 '7월 누계 2006년 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 중이다. 수도권 외곽 뿐만 아니라 서울 '똘똘한 한 채'로 꼽히던 강남3구와 마용성 등 노른자위 지역 곳곳에서도 한꺼번에 수억 원이 떨어지는 등 하락폭이 너무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전세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는 추세다. '거래절벽'을 넘어선 '거래멸종'이라고 연일 보도할 정도다.
부동산 침체기에선 사실 급반전시킬 정책 묘수는 별로 없다. 특히 갈수록 고금리·고환율 추세에 따른 경기침체 기조에선 '연착륙'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를 두고 IMF 외환위기에 버금 갈 정도로 집값 급락을 점치는 폭락론자들도 득세하고 있다. 우리는 과거 집값 급락으로 인한 '하우스푸어'의 급증이 얼마나 큰 사회적 비용을 치뤘는지 분명히 기억하기에 공포감이 더 크다. 지금은 그 당시보다 부동산 매매 금액 단위가 훨씬 커졌고 '영끌'이 집중됐던 2030세대들에게 충격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고점 대비 아직 덜 떨어졌다고 보기에는 경착륙 진행 속도가 빨라지는 시장을 인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5억 초과 대출규제 폐지'보도 논란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간을 보고 있다는 것으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일련의 규제 폐지 또는 완화를 두고도 설왕설래 하지만 정작 '알맹이 없는' 대책을 내놓는 이유도 집값을 다시 자극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정부 저변에 깔려 있는 듯하다. 지금은 '선(先) 안정'추세가 아니다. 분명 경착륙을 막기 위해 윤석열 정부가 공약대로 규제폐지 및 완화 정책을 제대로 이행해 나가야 한다는 시장의 목소리를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추석 이후 발표 예정인 재건축이익환수제(재초환) 규제 완화도 그런 시장의 목소리를 담아야 하는 이유다. 안전진단 문제와 함게 결국 1기 신도시 재정비와도 연결될 사안이기 때문에 시장의 주목도가 높다. 이와 함께 9월 중에 투기과열지구와 조정지역 해제 발표 여부도 관심이 모아진다. 대상 지역이 지난번처럼 간을 보는 '찔끔' 해제가 될 경우 원 장관의 발언이 '어록'으로 회자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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